영화2015. 5. 2. 02:17

 나같은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아니 어쩌면 나같은 사람을 타켓으로 마케팅을 했을 런지도  모르겠다. 마치 동네 유명한 사람이 나타났을 때 구경 하러 가는 것처럼, 보긴 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어벤져스 2 를 보러갔다. 


 물론 영화를 보러 가지 전에 어벤져스2에 대한 반응을 인터넷으로 살폈다. 약간 갈리긴 했지만 그저그랬다는 평이 좀더 많아 보였다. 그런 반응에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다. 원래 속편이 그렇지 라는 것과 비주얼로 보는 영화라 스토리는 뭘 기대하겠는가. 실망하더라도 내가 한다. 


 함께 업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단체 관람(?)을 했다. 약간은 늦은 저녁 피로감이 스며드는 타이밍에 영화를 보게 되었다. 시작부터 웅장하고 적들을 무지막지하게 소탕하기 시작했다. 워낙 요즘 영화들의 비주얼 퀄리티가 높아진지라 압도 당하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그리곤 10분, 20분, 30분 이 영화가 그다지 재미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래도 막판에는 무언가 있겠지 싶었는데 그냥 처음 중간 끝 부분까지 그냥 밍밍한 흐름은 그대로 이어졌다. 아니 무언가가 무언가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첫번째, 울르톤이라는 적이 공감이 되지 않았다.  A.I.를 가지고  있지만 그 놈의 '에이지 오브 울트론'을 만들겠다는 야망은 너무나 관념적으로 다가왔다. 적이 그다지 죽일 놈으로 인식되지 않으니깐 어벤져스 맴버들이 죽을 고생하면서 놈을 물리쳐가도 그다지 카타르시스가 없었다. 


 울르톤이 에이지 오브 울트론을 만들기 위한 방법은 어마무시한 것이었지만 그래서 저 기계인간이 무슨 만족을 얻을 수 있을까 싶었다. 1편에서의 톰 히들스톤이 연기한 토르의 동생 로키는 조금 부족해보이긴 해도 지구를 정복하겠다는 얄팍함과 자기만의 잔인성이 악당으로 느껴지게 했다. 



두 천재들의 대화 역시 너무나 어려웠다.



 두번째, 어벤져스2는 영화 내내 팀 맴버들의 갈등과 화합의 과정을 통해 '팀'이라는 것을 어필하고 싶었던 것 같다.  토니 스타크의 삽질로 탄생한 울트론과 싸우는 과정에서 분명 울트론과 싸우고는 있지만 그들의 팀으로서의 명확한 목적의식은 느껴지지 않았다.


 캡틴 아메리카를 비롯한 각 맴버들의 내적 갈등은 새로 등장한 X맨 소녀의 초능력으로 인해 표출되었고 각자는 그것으로 괴로워하게 된다.  하지만 그 갈등을 이겨나가는 구조는 너무나 장황한 대사와 설득력 없는 극복과정으로 인하여 공감을 주지 못했다. 


 어벤져스 1편은 꽤 짜임새 있는 플롯과 연출로 블록버스터 치고는 이야기를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  각자 개성과 전공(?)이 무지 다른 맴버들이 팀으로 뭉쳐가는 과정 또한 흥미진진 했었다. 물론 그런 스토리 전개는 첫 편이라서 가능했다. 그래서 2편의 이야기를 그리는 작업은 어려웠을 것이다. 



마지막 욕이 너무나 어설프게 들렸던 캡틴아메리카

 결국 비주얼만 살고 이야기는 힘이 없는 작품이 되고 말았다. 생명을 가지지 않는 악당과 관념적인 팀원들이 이야기들이 만나서 어밴져스는 보는 내내 화면과 내 자신을 분리하게 만들었다. 피곤한 직장 동료들은 막판에 그 무지막지하게 고생하는 어밴져스 맴버들을 앞에서 잠이 들고 말았다.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어밴져스2의 극단적인 상영관 확보 현장을 목격할 수 있었다. 그만큼 수요가 있어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는 하지만 관객들에게 쵝소한의 영화 선택권을 주지 않는 측면 또한 충분히 있다. 


 혹시나 재미 있든 없든 내가 보고 나서 판단해야지 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한 마디 던지고 싶다. 기대는 절대 하지 말고 보시라. 나중에 추석 특선 영화로 가족과 함께 오붓하고 보면 더 좋고. 



Posted by 찬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