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2015. 3. 21. 02:26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얼마전 어느 모임에 갔었는데 그 몇몇 분들이 세시봉을 함께 보고 있으셨다. 얼마 전 영화관에서 관람한 터라 왠지 영화 보는 분들의 반응을 지켜보면서 함께 감상에 동참했더랬다.


 나름 재밌고 감동적으롤 봤던 영화이기에 50 60대 그 분들은 과연 그럴까 궁금해졌다. 특히나 후반부에 등장하는 반전의 부분에선 어떤 반응을 보일 지도 궁금해하면서 지켜보았다.


전반부의 주인공들의 20대 시절의 이야기는 팩트와 픽션이 혼재되면서 다들 재밌게 영화에 빠져들어갔다. 곧 후반부로 들어가면서 조금씩 집중력(?)이 떨어지는 분위기였다.

 

곧이어 다들 이렇게 영화가 끝나는 모양이라고 얘기들을 할 때 과감하게 얘기를 했다. 곧 반전이 있습니다. 영화를 먼저 본 우쭐함에 훈수 두듯 얘기를 했다.





나름 영화에서 반전의 묘비를 즐겼던 터라 그 분들도 함께 느끼리라 믿었다. 그러나, 그 반전의 순간 주인공 오근태가 '트리오 세시봉'을 떠나고 나서 20년간 연락이 두절된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 다들 실망의 한탄이 이어졌다.


 아무리 그래도 사랑 때문에 동료를 배신하다니 이해할 수 없다 는 분위기였다. 그 순간 거기에 있던 분들은 세시봉 영화에 대한 기대나 재미를 모두 놓으셨다.


 개인적으론 오근태의 행동은 감정이입이 되었다. 60년대 힘없는 한 명의 군인이 권력 앞에서 과연 우정을 지킬 수 있었을 것이며 열렬히 사랑했던 첫사랑의 불행 앞에서 동료의 신의를 지킬 수 있었을까 하는 점에서였다.


 이전작인 '스카우터'에서의 주인공(임창정 역)이 선동렬 스카우트에 실패하고 광주민주화 운동에 엮이는 과정과 무척 흡사한 지점으로 보였다. 감독은 오근태의 순정을 통해 시대의 희생되었던 한 장면을 보여주는 듯했다. 


 하지만 70년대와 80년대 험난했던 대학시절을 통과했던 그 자리에 있던 그 분들에게는 그 장면이 동료에 대한 납득할 수 있는 배신으로 더 다가오는 것으로 보였던 모양이다.






 물론 그 장면에 게신 분들이 그 세대들의 정서를 모두 대변한다고 단정지을 수 없지만, 90년대 후반에 대학생 시절을 보냈던 나는 오근태 순정을 더 이해하는 쪽이었고 그 분들은 오근태의 배신에 감정이입을 하고 있는 듯했다. 

 

 한국의 현대사는 과거가 역사가 되어가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시각도 각 세대마다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이유를 깨달을 수 있는 순간이었다.


 한편으로 지금 우리 사회는 세대 간의 대화가 너무 단절되어 가는 분위기로 보인다. 이런 시대에 대한 이야기 담긴 영화를 주제로 세대간의 대화를 풀어가는 것도 괜찮은 방법일 수 있겟다. 그런 면에서 세시봉은 좋은 대화 소재가 아닐런지. 




Posted by 찬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