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2015. 3. 31. 22:48

임진왜란이 드디어 발발했다. 지난 3월 28일 징비록 13회가 되서야 임진왜란 7년전쟁이 일어나고야 말았다. 지난 12회가 방영되는 동안 임난이 언제 발발하나 내심 고대하고 있는 터였는데 막상 일어나니 안타까운 역사에 대한 씁쓸함이 더 다가와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다.


 임진왜란 발발 이후 부산진 전투부터 시작되는 전쟁 장면의 스펙타클함과 시각적인 재미와 한 편으로 제대로 된 방비없이 허무하게 왜군과 대적하여 힘이 쓰러져간 우리 먼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억울한 죽음을 보면서 안타까움과 분노는 교차할 수밖에 없다.


 여튼 기록된 역사 스토리에 집중하여 이순신 장군님의 등장과 함께 명의 지원을 받아 다시 이겨나가는 장면을 고대하면서 매주 주말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듯하다. 그런데 드라마가 14회 되는 동안 임진왜란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이순신 장군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다.





 '징비록' 제작진은 징비록의 저작자인 서애 류성룡에 집중하기 위하여 이순신 장군의 비중은 줄였다고 하였다. 그 이유만으로는 설명하기 힘들어 보인다.


 현재 이순신 장군의 이미지는 두 배우가 가지고 있다. 지난 2005년 '불멸의 이순신'에서 거의 무명에 가까운 배우를 캐스팅하여 논란도 살짝 있었으나 연기력으로 커버한 명민좌 김명민과 최근 역대 최대 관객을 동원한 '명량'의 최민식 이 두 분이다. 





 두 사람은 모두 최고의 연기력으로 이순신 장군님 역을 소화하여 찬사를 받은 바 있다. 이러하여 서해 류성룡에 집중하기 위해 이순신 장군의 등장을 늦췄다는 것은 고도의 마케팅 전략이 아닌 하에야 캐스팅에 대한 고민이라고 밖에 해석이 되지 않는다. 


 어렵게 머리 싸매지 말고 KBS는 김명민을 이순신 장군님으로 캐스팅하는 게 가장 무난한 선택으로 보인다. 먼저는 같은 KBS의 대하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이기에  두번째 캐스팅에 대한 시청자들의 불편함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다.


 이미 '징비록'에는 '불멸의 이순신'에 등장했던 많은 배우들이 같은 배역 혹은 다른 배역으로 출연하고 있는 터였다. '가토 기요마사' 역을 달아서 하고 있는 이정용 씨를 비롯해 이번에 풍신수길 역을 맡은 김규철 씨가 등장했고 당시 와키자카로 등장했던 김명수 씨도 같은 배역으로 등장한다고 한다. 


'불멸의 이순신', '징비록'에서 두 번 가토 기요마사로 등장하는 이정용


 만약 의외에 인물이 캐스팅되어 이순신 장군님 역을 충분히 소화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징비록 전체의 극의 흐름을 방해할 수 있다. 아무리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라 하더라도 이미지나 카리스마가 따라주지 못한다면 역효과 충분히 작용할 수 있다.


 요즘 드라마는 너무나 많은 퓨전사극이 난무하고 있다.  퓨전 사극들은 등장인물이나 복색 등 고증을 생략한 거의 판타지 가깝다. 많은 사람들 특히 어린 학생들은 사극에서 잠재적으로 역사적 지식을 습득한다. 퓨전 사극의 난무는 이런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 많다. 


 전통사극의 명맥을 유일하게 이어가고 있는 KBS 대하드라마는 그래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 하고 있다. 이에 충분한 완성도로 인기와 함께 임진왜란이라는 가슴 아픈 역사의 교훈을 많은 사람들, 특히 자라나는 세대들이 되새겨 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그래서 이순신 장군님캐스팅은 명민좌로...


Posted by 찬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