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2010. 7. 9. 04:00
 <제빵왕 김탁구>를 보고 있으면 가끔 숨이 막힌다. 한 가지 사건이 지나갔다 싶으면 또 다른 사건이 바로 닥친다. 그것도 아주 센 강도로 주인공들을 극단적인 상황에 몰고 간다.  어린 시절도 그랬는데 12년이 지나선 덜 한가 싶었는데 오히려 더 하다. 목요일에도 한실장 무리들에게 엄청 두들겨 맞고 겨우 탈출하여 세경을 찾아간다. 세경의 집에서 직접 차려준 식사를 오붓하게 먹고 다음의 만남을 기약한다. 핸드폰이 없었던 시절 세경은 탁구가 일하는 빵집에 찾아가겠다며 다음 만남을 기약한다. 팔봉 빵집을 무단 이탈한 탁구는 다시 그곳에 다시 일하기 위해 양인목(박상면)에게 매달리며 쫓겨났다가 타고난 초절정의 후각 능력 덕분에 극적으로 빵집에 다시 일할 수 있게 된다.



 그러자 곧바로 불안한 그림자가 바로 드리운다. 이번 차례는 세경이다. 12년만에 뜬금없이 명문대 운동권 리더로 등장한 세경은 탁구랑 재회하자마자 운동권 선배의 검거로 경찰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어버린다. 연고지가 없던 그녀가 찾은 곳은 탁구가 일하는 빵집이었다. 빵집 손녀인 양미순과의 거래도 겨우 세경을 그집에 지낼 수 있게 했지만 곧바로 사건은 터진다. 구일중의 딸이자 세경의 절친인 구자림이가 경찰의 강압에 못이겨 그녀의 위치를 불어버린 것이었다. 다음 회는 불보듯 뻔하다. 세경을 잡으러 온 경찰들과 탁구 등이 빵집에서 또 한 바탕 활극이 벌어지고 세경은 잡혀가서 모진 고문을 당할 것이며 답답한 탁구는 어떻게든 세경을 구해볼려고 발버둥 칠 것이다. 



 그렇게 긴박하고 위험한 사건이 쉴새없이 지나가니 탁구가 빵을 배울 시간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 근데 탁구는 구마준이도 이겨야 되고 한실장 등 악의 세력을 물리치고 아버지를 돕고 제빵왕도 되야 된다. 구마준이는 탁구가 엄마 찾느라 동분서주 하는 동안 일본에서 내공을 쌓고 돌아왔다. 아무리 탁구가 재능이 뛰어나도 오랫동안 공부한 마준이는 뛰어넘는 것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매날 쫓기도 싸우고 저라다 언제 탁구는 빵을 배우나 싶었는데 이제서야 모든 의문이 풀렸다. 12년간의 알바 생활이 그를 훌륭한 제빵사로 키운 것이 아닌가?



 우연히 바닥에 엎혀진 반죽으로 탁구가 재미삼아 빵을 만든 것을 팔봉선생이 발견하면서 모든 비밀이 밝혀진 것이었다. 엄청난 반죽 솜씨와 정확한 반죽량의 측정 그리고 빵을 빗는 솜씨까지 그는 다양한 알바 생활을 통해서 그것들을 습득한 것이었다. 만두가게에서 반죽을 하면서 반죽을 터득하고, 육류가공 공장에서 반죽의 무게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능력을 익혔다. 게다가 빵모양 만드는 것은 어린 시절 딱 한 번 아버지의 빵만드는 모습을 보고 배웠다니... 그래서 탁구는 굳이 빵 배우는 것부터 무리에게 배울 필요가 없었던 것이었다. 아무리 어려운 사건이 닥쳐도 결국 그는 마준이도 이길 수 있고 제빵왕도 될 수 있는 능력을 쥐도새도 모르고 갖추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제 빵 배우는 게 급하지 않는 이유가 밝혀졌으니  빵을 소재로 하는 드라마가 아닐 지도 모른다는 의심은 접어둬도 될 것 같다. 안심하고 쉴새없시 주인공들이 겪는 시련들을 즐기며 지켜봐도 될듯하다. 탁구가 저렇게 빵 안배우고 고생해도 언제가 모든 시련을 이겨내고 뛰어난 재능과 이미 터득한 제빵솜씨로 제빵왕이 될 거이기 때문이다. 동경에서 유학까지 갔다오고도 잡초처럼 빵을 배운 탁구를 이기지 못하는 재능이 없는 마준이는 조금 불행한 거다.


이미지 저작권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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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찬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