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2012. 1. 22. 23:32

나는 왜 이 길에 서있나
이게 정말 나의 길일까
이 길의 끝에서 내 꿈은 이루어질까

...

자신있게 나의 길이라 말하고 싶고 그렇게 믿고
돌아보지 않고 후회도 하지 않고 걷고 싶지만
걷고 싶지만 걷고 싶지만  아직도 나는 자신이 없네



 만약 조선시대에 god의 길이라는 노래가 민요로 유행했더라면 이도가 가장 즐겨부르는 노래가 되지 않았을까? '뿌리깊은 나무' 드라마 전반에 ost로 이 노래가 등장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으리라.

 '뿌리깊은 나무'의 여운이 2012년이 들어서도 가시지 않은 채 그 허전한 마음을 달래보고자 키워드로 한 번 뿌나를 되새겨 보고자 한다. 첫번째 키워드는 '길'이다.

길의 향연들

뿌나는 등장인물의 '길'의 향연이었다. 물론 드라마의 중심 축의 이도의 길이었다. 이도의 길은 정기준의 만남으로부터 시작됐다. 어린 시절 정기준과의 짧은 만남은 아버지 이방원과는 다른 길 설득의 정치를 위한 왕의 길이었고 그것은 한글창제로 까지 이어진다.

정기준의 길도 있었다. 어린 시절 과거시험의 치기어린 행동으로 쫓기는 신세가 되고 잠적하여 노비 가리온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그의 삶이 있었다. 결국 밀본의 본원으로 목숨을 다해 이도의 한글창제를 막으려고 밀본의 자리까지 내어 놓으며 죽을 때까지 그 길을 다한다.

왕과 백성의 길은 달랐다. 똘복이의 길도 처절했다. 그는 어린 시절 노비인 아버지의 죽음이 이도 때문으로 오해하고 오로지 복수를 위해 변방에서부터 왕국까지 철저하게 그 길을 걸어간다. 소이 역시 자신의 실수로  아버지 등이 죽고 말을 잃고 이도의 한글창제를 위해 평생을 걷는 길을 선택한다.

그리고 무사무휼의 길이 있다. 결국 그는 무사로서 이도의 사람으로서 그의 길을 다한다.

엇갈리는 혹은 서로에게 치명적인

그 무수한 길들은 그냥 각자 평행선을 달리면서 걸어가지 않는다. 각자가 걷는 길은 다른 사람의 길에 영향을 주고 아예 그 사람의 길을 설정하게 만들어 버린다.

이도의 길은 정기준과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 정기준과의 짧은 만남은 아버지 이방원의 철권정치와는 다른 길을 걸어야 한다는 고민을 시작하게 만들었다. 결국 왕이 단 이훙 이방원과의 대립 속에서 그는 결국 글로서 소통으로 설득하는 길을 택하게 된다.

이방원의 철권정치와 이도의 대립 속에 결국 똘복과 소이의 아버지는 죽게 되고.. 그 사건의 가정 속에서 똘복와 소이는 각자의 길을 설정하게 된다. 똘복은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서 그의 삶을  던지게 된다. 글을 몰랐던 자신의 실수 때문에 모두가 죽었다는 차책으로 평생을 살아가면서 이도의 한글을 만드는데 자신의 삶을 던지는 길을 택한다.

무휼은 이방원에 의해 이도의 호위무사가 되었다. 그러나 이도와 이방원의 대립하는 과정에서 이방원의 목을 배는 상황까지도 겪으면서 평생 이도의 보호하는 역할로서의 길을 걷는다. 그의 안전을 위해서는 이도 자신과도 타협하지 않는다.

고통스러운 지옥과 같은 길

극중 이도는 매일 잠을 편하게 이루지 못했다. 그의 걷는 길 때문에 집현전 학자들부터 심지어 아들까지 죽음을 맞이할 때 몇 번이고 그의 길에 대해서 반문하며 고통스러워했다. 어린 이도와 멱살을 잡으며 너 때문이라며 타박하기도 하고 똘복이 자신을 죽이고자 한 길을 걷고 있는 똘복을 보며 자신의 길을 끝까지 걷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똘복도 어렵게 반촌을 탈출하여 오로지 복수를 위해서 변방에서 오랑캐들과 목숨을  내걸고 싸우면서 살아남았다. 그 공적으로 왕이 있는 궁까지 입성하게 된다. 이도를 죽일 수는 상황을 만들고자 밀본 수사에 뛰어들면서 많은 위기 상황을 겪으면서 결국 그 길에 끝에서 오해를 풀게 된다.

인생에서의 선택은 언제나 하나의 길을 걷게 한다. 어쩌면 노래를 부르고 말을 내뱉는 몸의 특성처럼 항상 사람은 안에서 밖으로 무언가를 표출하는 존재적 특성을 가진 듯 하다. 그래서 항상 무언가 자신을 드러내고 성취하고 이루고 무엇에 공헌하고자는 일을 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 선택으로 인하여 주어지는 상황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어쩌면 그 선택마저도 무효로 만들어버릴 정도로 여러가지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다. 사람이 선택하거하 혹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선택하게 되는 길, 그리고 그 길의 여정은 다양한 캐릭터들 속에서 그 본질적인 모습을 이 뿌리깊은 나무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내가 지금 걷고 있는 길은 무엇일까?
Posted by 찬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