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2010. 5. 11. 02:19


 SBS 창사20주년 대하드라마 라는 '자이언트'의 시작은 한 가족의 비극적인 스토리였다. 졸지에 선량하게 가족만 바라보며 살던 아버지가 금괴를 빼돌리려는 조필연에 의해서 큰 아들이 보는 앞에서 억울하게 죽는다. 그것도 모자라서 살인현장을 목격했기 때문에 조필현 일당과 금괴밀수업자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그 과정에서 대전역에서 큰 형과도 이별하고 남은 어머니와 세 남매도 아슬아슬하게 그들을 피해 무사히 서울로 도망가는 듯 했다 그런데 여인숙에서 뜬금없는 연탄가스는 세 남매의 어머니마저도 죽음을 맞이한다. 보는 내내 너무나 안타까웠던 한 가족의 이야기가 심금을 울렸다. 그래서 그들의 복수를 기대하게 만드는 것인지..

이미지 저작권 SBS

 그 가족의 이야기는 부산과 대전 그리고 서울로 이어졌다. 등장인물 중에 아무도 사투리를 쓰는 사람도 없었고 바다도 가끔 등장하길래 처음엔 인천인 줄 알았다. 부산에서 70년대 배경을 찍을만한 곳이 없어서 그랬는지 여튼 나중에 '부산 -> 서울'이라는 기차 표지판을 보고 그 가족들이 살던 곳이 부산이라는 것을 알았다. 6.25사변 때 피난 온 분들이라고 하니 가족들이 사투리 쓰는 건 납득하겠지만 대전으로 가족들이 도망가지 전까지 한 마디 사투리도 들을 수 없었던 것은 조금 아쉬운 대목이었다.

 그들은 조필연 일당을 피해 죽은 아버지가 사놓은 강남 땅이 있는 서울로 이동한다. 그러다 그들을 피해 잠시 대전에 머무르면서 좁은 인연들의 향연이 시작되었다. 하필 자신의 아버지를 죽음에 이르게 한 황태섭의 딸인 황정연이 친모를 찾기위해 같은 시기에 대전에 머무르게 되는 것이었다. 황정연은 이강모가 하필 대전역에서 우연한 만남을 가진다. 같은 여인숙에서 잠을 자고 가족들의 여인숙비를 벌기 위해서 같이 엄마도 찾아다니면서 인연을 만들어 나간다. 시작하자마자 친구사이에서 원수 사이가 된 마당에 결국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인연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큰 형 성모의 경우도도 더 좁은 악연의 만남이었다. 대전에서 조필연과 연계된 밀수업자들로부터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서 그들을 유인하고 결국 기차 밖으로 뛰어든다. 대전에서 멀리 오지 않았을텐데 신기하게도 결국 미8군 장교에게 발견되어 그곳에서의 생활을 시작한다. 그런데 그곳에서 아버지를 죽인 원수인 조필연이 미8군으로 비밀문서를 빼오라는 지령을 받고 부임하게 된다. 바로 몇 일 전에 자기 눈 앞에서 아버지를 죽인 원수와 같은 장소에서 재회라니 참 질긴 운명이다. 거기다가 아마 성모를 구해준 미국 장교가 조필연이 찾는 비밀 문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닐까 추측이 된다. 왜냐하면 인연은 좁은 거니깐. 

 곧 아역 들이 퇴장하고 성인연기들이 등장하면서 그 좁은 인연의 향연은 더욱 심화되는 모양이다. 강모의 동생인 미주는 하필 아버지의 원수의 아들인 조민우를 사랑하는 관계가 된다고 하니 이 인연은 또 어찌 할꼬. 또한 강모와 정연의 '로미오와 줄리엣'같은 사랑은 또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해진다. 70년대 강남 개발이라는 정치계, 경제계 등 다양한 사람들의 시대의 욕망이 결집된 스케일에서 세 가족의 좁디좁은 인연이 앞으로 전개될 모양이다. 그 인연의 모습들이 70년대의 강남개발이라는 시대의 군상이 그냥 배경이나 소재로만 전략시키지 않기를 바라면서  그 다음 이야기를 기대해 본다.

Posted by 찬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