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2010. 3. 29. 10:52


'검계'의 등장은 화려했다.  아름다운 대나무 숲을 배경으로 관군에게 쫓기는 한 천민 부부가 등장한다. 그들이 무엇때문에 쫓기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들은 관군에서 잡히고 말았다. 순간 아니다 다를까 갑자기 이상한 문양의 머리띠와 복면을 쓴 무리들이 등장한다. 그들이 홍콩무협 액션영화를 빰치는 액션을 선보이며 관군들을 멋지게 제압했다. 구출된 그 부부는 그 이후로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검계'는 실제로 조선후기 실존했던 조직이었다.조직으로 드라마에 등장하게 된 것이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검계'는 꽤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정확한 이유는 나오진 않지만 억울하게 쫓기는 노비 부부를 위기에서 구해준다. 그것도 간질나게 멋진 액션으로 말이다. 검계의 주요인물들도 매력적이다. 동이의 아버지이자 '검계'의 총수인 최효원은 오작인으로 과학수사의 능력을 보여주는 인물이자  수백명의 조직을 읶는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이었다. 그의 아들도 훌륭한 무공을 지닌 검계의 일원이지만 평소에는 악공으로 살아가는 인물로 등장한다. 

 검계의 수장 최효원은 연이은 양반들에 살해를 자신들에게 씌우려는 움직임이 있음을 직감하고 회합을 소집한다. 그 회합에서 '최효원'은 음모에 맞설것과 함께 '검계'의 결성이유를 밝히고 있다.  천민들의 억움함을 더 이상 당하기 않기 위해서 검을 들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들이 도망가는 친민 부부들을 왜 구해줬는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뿐만아니라 '오태석 영감 일당의 음모를 파해치고 그 과정에서  '서용기'의 부친을 구하러 가는 장면까지 등장한다. 물론 이는 '검계' 조직을 지키기 위한 과정이었지만 그 모습은 천민이라는 약한 자의 편에서 나쁜 양반 무리와 대적하는 '의적'의 이미지로 그려지고 있다. 



 실제 조선 역사에서 '검계'는 '동이'에서 보여준 이미지와는 거리가 좀 있었다. 실제 검계는 지금의 조폭들과 같은 조직이었다고 한다. 실제 조직과 규율을 갖추며 조직을 이루는 것은 맞지만 같은 천민의 어려움을 돕고 구해주기 위해서 존재한 집단은 아니였다. 조선 후기에 기록된 역사서에는 '검계'가 주로 하는 일이 약탈, 강간, 살인 등이었다고 전한다. 물론 양반들에게 꺼리낌없이 폭력을 행사했다는 기록도 있었다고 하니  반체제적인 성격은 가지고 있었다. 억울한 일을 당하는 천민들을 보호하고 나쁜 일을 하는 양반을 혼내주는 의로운 모습하고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동이'가 '검계'를 다루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므로 모든 역사적 사실들을 드라마에서 모두 드러낼 이유는 없다.  드라마에서는 '동이'가 어린시절부터 겪게되는 고난을 설정하기 위한 등장으로 보여진다. 역사 다큐멘터리가 아닌 이상은 역사적 사실에 대한 흥미로운 해석 및 변형은 재미를 위해서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지난 '선덕여왕' 등에서 보여준 드라마를 위해서 역사적 사실들이 희생당하는 것은 시청자에게 왜곡된 역사 지식을 전달 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앞으로 '동이'가 역사적 사실이 드라마에 희생당하지 않고 '대장금'과 같은 명품 드라마가 되기를 기대한다.

Posted by 찬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