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2010. 3. 19. 21:41


 최근 노래방에서 아이돌 그룹들을 노래를 불러 보았다. 매번 노래방을 가면 부르는 래퍼토리들이 뻔한 지라 새로운 시도를 해 본 터였다. 작년 히트곡이었던 슈주의 '쏘리쏘리'와 2pm의 'again&again', 'heart beat' 을 불렀다. 여러번 들어던 터라 부르는 것은 가능했다. 열심히 불렀고 나름 흥도 났다 후렴구에 여러번 반복되는 부분을 순간 왠지 알수 없는 의문이 속에서 일기 시작했다. 지금 이 노래를 내가 왜 부르고 있지?

 나이 탓이었을까? 아직 30대 초반인데.. 아이돌들의 최신가요는 나이와 선을 그어본 적은 없다. 티비에 등장하는 걸그룹들의 노래를 들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거리를 걷다가  요즘 유행하는 아이돌 가요가 흘러나오면 자연스럽게 따라부르기도 한다. 그들의 노래들은 한두번 들으면 귀에 쏙 들어온다. 이쁘고 곱상한 외모와 함께 몸을 괜히 들썩거리게 만드는 퍼포먼스와 함께 보여지는 그들의 모습들은 눈과 귀를 즐겁게 하기에 충분하다. 보고 듣는 건 좋은데 왜 노래방에서 부르는 그들의 노래는 왜 이렇게 나를 허무하게 했을까?   원인은 그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였다.

사람마다 노래방에서 애창곡이나 노는 방법  다 제각각이다.  그들의 춤과 노래에 더 익숙한 친구들은 아예 공연을 하면서 즐기기도 할 것이다. 중학교 시절에 노래방을 처음 가보기 시작하면서 좀 찌질한 습관이 생겼다. 이상하게도 나도모르게 사연이 있는 노래를 즐겨 부르는 것이다. 노래가 빠르고 느리고와 상관없이 이야기가 담긴 노래들을 좋아했고 즐겨 불러왔다.  지금까지 직접 또는 간접으로 경험했던 추억, 그리움, 미련, 기다림, 상실감 그런 마음 속에 있는 것들을 자극하는 노래들을 부르기를 즐겨왔다. 그런 류의 노래들은 지금 치열한 전쟁을 벌이는 아이돌 그룹들의 노래들과는 담겨있는 것이 너무 다르다.

블랙 소시, 검은 옷을 입어서??


 그 노래들은 노래와 안무, 비주얼(분장, 의상, 얼굴?) 등이 세트로 제공된다. 가끔 라디오에서 노래만 달랑 들으면 왠지 무언가 빠져있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더군다나 가사만 읽어보면 왠지 노래방에서 느낀 허무감의 근원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Hallo! Hallo! Hallo! Hallo! Hallo! (×3)
Hallo! Hallo! Catch! Catch! Hallo! Hallo!

겁먹지마 니 심장소리가 들켜 (쉿!)
뒤에 서서 침착하게 지켜봐봐
탐난다고 서두르단 결국 Game Set
유연하게 행동해봐 As Usual It's Mine

It's  Mine This Is Mine This Is Mine

* 높이 올라가 (Ye Ye Ye) 세상을 다 가져봐 (Ye Ye Ye)

카라 <루팡>


봐도 봐도 봐도 내가 봐도 봐도 보고싶어
너 땜에 온종일 미쳐 내 영혼 마저 미쳐
꽂혀 꽂혀 꽂혀 내가 너에게로 꽂혀 꽂혀
끌리는 내몸이 꽂혀 너땜에 내가 미쳐

내 향기에 니 감각을 느껴봐
은근히 감싸는 너의 sexy shadow
멀쩡하게 뛰고 있는 심장이
다 망가질듯이 너는 make me crazy

oh! oh! oh! oh! oh! oh! oh! oh!
철없게 철없게 철없게 철없게
철없게 철없게 살다가 미쳐

티아라 <너 때문에 미쳐>

똑바로 해 넌 정말 Bad boy 사랑보단 호기심뿐
그 동안 난 너 땜에 깜빡 속아서 넘어간거야

넌 재미없어 매너 없어 넌 Devil Devil 넌 넌

네 핸드폰 수많은 남잔 한 글자만 바꾼 여자
내 코까지 역겨운 Perfume 누구 건지 설명해봐

넌 나 몰래 누굴 만나는 끔찍한 그 버릇 못 고쳤니
뛰어 봐도 손바닥 안인걸

You better run run run run run
더는 못 봐 걷어차 줄래
You better run run run run run
날 붙잡아도 관심 꺼둘래 Hey
더 멋진 내가 되는 날 갚아주겠어 잊지 마
You better run run run run run
딱 걸렸어 약 올렸어 Run Devil Devil Run Run

소녀시대 <run devil run>

  익숙한 리듬과 단순한 가사 등을 통해서 빨리 반응하고 좋아하게 만드는 것은 그런 노래들이 가진 매력이다.  노래방에서 느낀 허무함이란 이런 노래들에게 빠진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다. 빠른 시간 안에 사람들이 열광하고 금방 잊어혀지는 노래들도 있고, 당장 큰 인기를 얻지 못했지만 꾸준히 사람들의 기억과 마음 속에 오래가는 노래들이 있다.  생기발랄하고 따라부르기 쉽고 무언가 에너지를 주는 걸그룹의 노래들도 좋다.  때로는 마음 속의 여러 감정들을 끄집어 낼 수 있는 노래들을 듣고 부르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그런데 그런 노래들이 점점 나이를 먹고 있다. 지금 어린 시절부터 보기좋고 귀를 자극하는 노래들을 듣고 자란 친구들이 어떤 노래들과 인연을 맺으며 살아갈지 괜히 걱정이 된다.

Posted by 찬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