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2015. 5. 4. 01:29

과거 임진왜란을 본격적으로 다룬 드라마는 1986년 MBC 조선왕조500년 이후 '불멸의 이순신'이었다. 물론 '불멸의 이순신'은 수군 중심으로 임진왜란 이야기를 풀어갔던 터라 임진왜란 전체를 균형있게 조명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의 23전 23승의 과정에서 그와 함께 했던 휘하 장수들과의 디테일한 이야기들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재미가 있었다. 특히나 이순신 장군과 함께 무패 신화을 함께 만든 장군들의 케릭터들을 보는 재미들도 솔솔했던 것으로 기억난다.


 '불멸의 이순신'에서  가장 큰 내부갈등을 일으켰던 인물은 두말할 것 없이 원균 장군이었다. 심지어 원균의 모함으로 이순신 장군이 3도수군통제사 자리를 뺐기고 백의종군 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두 사람의 대립은 실제로 첨예했던 것으로 보인다.



'불멸의 이순신' 정운 장군 역 안승훈 분(이미지출처 : KBS 드라마 캡쳐)



 그리고 '불멸의 이순신'에서 내부 갈등은 바로 이순신 장군과 녹도만호 정운 장군이었다. 두 사람은 전라좌수군의 빌드 업 과정에서 수시로 갈등을 일으켰고 옥포해전 등 초반 해전 과정에서 원균 장군을 두둔하며 무리하게 진격하여 이순신 장군의 심기를 건드리는 것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징비록에선 달랐다. 이순신 장군의 충직하고 순종적인 장수로 등장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임진왜란 전체를 다루는 드라마 성격상 이순신 장군 휘하 제장들을 다 다루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주구장창 정운 장군과 송희립 만이 징비록에 등장하고 있다.


 일단 임진왜란이 발발하고 정운 장군이 전장에 나가지 않는 이순신 장군을 강하게 설득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심지어 선조에 올린 장계에는 칼을 들이밀어서 이순신 장군을 전장에 나가게 했다는 기록까지 등장한다. 이런 기록은 이순신 장군의 의지가 아닌 정운 장군에게 떠밀려서 출전하는 것으로 보이게 만든다. 



'불멸의 이순신'에서 이순신 장군과 정운 장군(이미지 출처 : KBS 드라마 캡쳐)




 정운 장군은 녹도만호로 부임하기 이전에 전직에서 상사들과의 많은 갈등이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부임했다가 갈등으로 그만 두기를 반복했던 것이다. 그런 전력을 보아 자신의 뜻을 잘 왠만하면 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불멸의 이순신'에서의 이순신 장군과의 갈등은 그래서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나이도 세 살 어린데다가 자신보다 무과 급제도 늦게했고 거기다고 류성룡의 천거로 갑자기 5계급 특진해서 부임했으니  더 자신의 소신을 꺽지 않는 대상으로 느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불멸의 이순신'에서와 같이 두 사람의 갈등이 있은 이후 서로 합력해가는 과정이 있으리라 짐작된다. 아무래도 징비록에선 그런 과정을 그리기 어려웠던 모양이다. 대신 정운 장군의 업적을 중심으로 비중을 잡아서 연출한 것으로 보인다.



징비록에선 너무나 친하게 나오는 두 사람.(이미지 출처 : KBS 드라마 캡쳐)



 다만 아쉬운 것은 다른 장수들도 한 두명 쯤 더 그렸으면 어땠을까 싶다. 정운 장군은 안타깝게도 부산포해전에서 전사한다. 그 이후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들을  다양한 휘하 장수들의 등장이 훨씬 더 생동감있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인데 그런 대목이 아쉽다.


 여하튼 정운 장군의 공적은 대단했던 것으로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해군의 정운함이 있을 정도로 대한민국 해군은 정운 장군의 업적으로 기리고 있다고 한다. 정운 장군과 이순신 장군의 다른 두 드라마의 모습이 역사를 흥미있게 읽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징비록에서의 이순신 장군의 해전 장면은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너무 많다. 

Posted by 찬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