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2021. 1. 4. 02:28

샤잠은 슈퍼히어로 영화지만 재밌게도 가족 영화이기도 하다. 슈퍼히어로 영화치고는 액션이나 구성이 딱히 높지 않으니 오히려 가족 영화 쪽으로 보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우리 나라에는 낯선 위탁 가정이 등장한다. 어릴 때 미혼모에게 버려진 주인공 빌리는 23군데 위탁 가정을 전전하다가 4명의 다문화가 자녀들을 돌보고 있는 위탁 가정에 입양된다.

 우리 나라에 위탁 가정이라는 제도가 실제하는지 모르겠지만 미국에선 이런 제도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모가 부재인 아이들에게는 저런 제도가 참 괜찮아 보이긴 했다.

 여튼 주인공 빌리는 새로운 위탁 가정에 적응하지 못하다가 로또 당첨되듯 정체 불명의 마법사에게 지목을 당하며 엄청난 힘을 얻게 된다. 그리고 빌런과 얽히고 설키는 대결 과정에서 4명의 위탁 가정의 형제들과 가족이 되어가는 이야기다.

 빌리의 위탁 가정 부모들에게 인상적인 대사가 있었다. 빌리가 가족으로 느껴야 가족이 되는 거라는 그런 말이었나 그랬다. 그리고 본인들은 빌리가 가족으로 느낄 수 있게 하는 것 뿐이라는 약간의 감동적인 대사였다.

 혈연으로 맺어진 것만 가족은 아니다. 말 그래도 서로 가족이라고 느낀다면 그건 가족이 된다. 지난 달 방영했던 SBS 동상이몽의 신화 맴버 전진과 그의 세번째 엄마가 그랬다.

 그는 살면서 세 명의 엄마를 만났다. 그 중에 세번째 엄마가 그의 신혼집을 찾아왔다. 중학교 때 처음 만난 세번째 엄마 아무런 혈연 관계가 없는 두 사람은 엄마와 아들로 여전히 살아가고 있다.

이런 가족은 과정이 필연적으로 수반된다. 먼저 가족으로 받아드린 사람의 기다림의 시간이 요구된다. 이 시간 속에서 한 쪽이 가족으로 받아드리지 않는 경우도 생긴다. 그럼 서로 가족이 될 수 없다.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은 이런 시간이 필요없다. 하지만 가족으로 엮어 있기에 너무 그 관계를 쉽게 생각하는 오류에 빠지기도 쉬워 보인다. 서로에게 상처주고 함부로 하다 보면 오히려 남보다 더 못한 관계가 되기도 한다. 

 사람은 가족에 속하면 안정을 찾는 마음이 있는 것 같다. SBS 동상이몽에도 전진의 이복 여동생이 결혼한 전진에게 표정부터 안정이 되어보인다고 했다. 주변에 그런 얘기는 쉽게 들을 수 있다.

 어떤 조직에 속해 있을 때 느끼는 작은 안정감으로부터 가정에게 느끼는 큰 안정감까지.. 아무래도 그건 사람을 만드신 분이 자기를 닮게 만드셨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바이블에도 하나님은 자신의 아들과 그를 믿는 사람들을 합쳐서 집(안)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새로운 한 해.. 가족들이 좀더 서로를 가족처럼 느끼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 이를 위해 시간 투자를 좀더 해야겠다.  

Posted by 찬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