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2009. 6. 16. 18:33
 간만에 약속이 없는 일요일 오후에 티비를 켰다. 틀자마자 나온 채널은 sbs였고 '인기가요'가 방영되고 있었다. 바로 '여성시대'라는 노래가 간결한 율동과 함께 흘러 나왔다. 채널을 고정했다. 일요일 오후는 항상 일이 생기는 터라 'sbs 인기가요'를 실시간으로 본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여성시대'가 끝나고 최근 잘 나가는 샤이니, 2pm, 슈주 등의 무대가 이어졌다. 마지막 순서 상위 일곱명 Take7 중에 1위를 뽑는 발표 순간이 다가왔다. 최근에 뮤직뱅크를 보니 슈주와 2pm이 대세였으므로 당연히 둘 중에 하나가 받을 거라는 예상했다.  근데 1위가 2NE1이라니.. 아이돌 팬이라고 하기엔 이미 나이가 든지라 누가 1위를 하든 심기가 불편하지 않지만, 이틀 사이에 방송된 순위 프로그램에서 순위 격차가 심하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웠다.

1등 먹은 2NE1. 정상의 자리는 언제나 감격스러운 것?

 아니나 다들까' SBS인가가요' 방영 후에 시청자게시판에는 1위 곡에 대한 열띤 공방이 오가기 시작했다. 주제는 간단했다. '2NE1'의 'fire'가 1위 자격이 있는가?  다소 각 팬들 간의  감정섞인 1위에 대한 옹호 혹은 비반이 난무하고 있었다. 그 중에 점수공개에 대한 요청하는 글도 있었다. 순간 공중파에서 만드는 가요프로그램인데 점수 공개를 설마하지 않을까 눈을 의심했다. 금방 'SBS인기가요' 홈피를 뒤져보고 그 주 순위에 대한 점수 공개가 없음을 그제야 알게되었다.   해당 홈피를 눈을 씻고 찾아봤지만 점수 뿐만아니라 일부 기준에 대해선 구체적인 기준에 대한 안내는 없었다. 단지 디지털 음원의 경우 자체 집계 방식인 '채널S디지털음원차트'와 홈페이지 인기투표를 직접할 수 있도록 되어 있을 뿐이었다. 각 채점 기준 별 점수 공개가 없으므로 시청자 게시판에서 팬들은 'fire'라는 곡이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 감정적이고 소모적인 논쟁을 벌일 수밖에 없었다.



 KBS 뮤직뱅크의 경우 순위 집계 방식에 대한 논란으로 그 기준과 반영 비율이 500회를 넘기면서 계속 바뀌긴 했지만 집계 방식에 대한 세부적인 기준과 순위의 점수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최소한 그 주에 1위하는 곡이 어디서 점수를 많이 받아서 되었는지 명백하게 알 수 있다. 아주 드문 경우지만 제작자의 채점 오류도 시청자가 지적해서 시정했던 사례도 있었다. 2주전 샤이니의 '줄리엣'이라는 곡이 한 주만에 1위를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갸우뚱 하긴 했지만, 발매 후 높은 음반 구매 덕분에 1위 된 것은 공개된 '음반 점수'를 보고 알 수 있었다. 이 경우 그 가수가 1위 자격이 논란보다는 채점방식이 타당한가에 대한 논란이 초점이 되며 팬 클럽끼리 1위 자격을 놓고 예민한 신경전을 벌이게 될 소지가 적다.

뮤뱅과 대조적으로 선정기준은 달랑 이것만 홈피에 나와있다.

  'SBS 인기가요'의 경우 점수를 공개하지 않으므로 시청자가 본인이 예상하는 곡이 아닌 의외의 곡이 차지할 경우에는 그 이유를 알 방법이 없다. 이번에 1위한 2NE1의 'fire'의 경우 디지털 싱글이라 음반판매 점수가 없다. 그러므로 20%나 되는 '음반판매' 점수 없이 어떤 기준으로 1위가 되었는지 시청자들은 알 수 없다. '방송횟수'의 경우 20%를 반영한다면 그 범위가 공중파인지 아님 케이블까지 인지 라디오도 포함이 되는지 구체적인 기준이 제시되어 있지 않다. 자체적인 방법으로 점수를 반영하는 '디지털 음원챠트'의 경우 '채널S'라는 자체적인 방식을 마련 시청자들이 직접 참여 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구체적으로 어느 곡이 몇 점을 얻어 순위가 정해졌는지에 대한 안내는 없었다.  유선공급업체인 '멜론'이나 '뮤즈', 벅스 등의 순위와 SBS의 'S차트'를 비교해 봤을 때도 평균적이지 않다. 

  멜론   소리바다  뮤즈  벅스  S차트(SBS)
 1위  fire  큰일이다  큰일이다  큰일이다  fire
 2위  again&again  넌센스  여성시대  넌센스  여성시대
 3위  여성시대  사랑이죄인가요  fire  사랑이죄인가요  큰일이다
 4위  너라고  여성시대  사랑이죄인가요  여성시대  너라고
 5위  My Man fire  Again&Again  기억과 추억  기억과 추억
 6월 첫번째 주 각 사이트 별 1위-5위까지 순위

  최근 'sbs 인기가요'는 음악 프로그램으로는 드물게 두 자리 수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다시금 인기를 얻고 있다. 이는 타 가요 프로그램과는 차별된 음향 장비와 카메라 연출 등을 이유를 꼽고 있다. 좋아하는 가수들의 무대를 제대로 즐길 수 있게 프로그램의 질을 높여서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다. 이런 긍정적인 평가를 듣는 상황에서 순위 선정에서 시청자들로 하여금 많은 의문과 팬 끼리 논쟁을 하게 만드는 것은 스스로 공든 탑을 무너지게 할 수도 있다. 1위는 가수들이나 팬들에게 큰 상이다. 상이 권위를 얻기 위해서는 상 자체가 공정해야만 한다. 지난 겨울 'MBC 연기대샹'의 논란처럼 시청자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시상은 상 자체의 권위를 스스로 무너뜨리게 만든다. 'SBS 인기가요'는 가요 프로그램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 시점에서 스스로 상의 권위를 떨어뜨리지 않도록 구체적인 채점 기준과 그 기준에 의한 점수 공개를 하기 바란다.
 
Posted by 찬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