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2016. 2. 12. 01:13

결국 탁검사는 X맨이었다. 어느 정도 짐작은 가는 대목이었지만 막판에 큰 반전없이 정체를 드러내고 말았다. 고구마 드라마로 명성을 쌓아가던 '리멤버 아들의 전쟁'이 막판에 힘이 좀 딸리는 느낌이다.

 

 극 초반부터 목 막히게 하기로 작정한 듯하게 드라마는 전개 되었다. 조금 무언가 풀릴만하다 싶으면 꼬이고 꼬이고 해서 주인공들은 계속된 실패만 경험하게 만들었다.

 

 마치 느와르 장르 영화처럼 주인공인 서진우(유승호)마져도 알츠하이머 병에 걸려서 점점 기억력을 잃어가고 있다.  남규만(남궁민)을 단죄하고 주인공이 기억력을 잃어버린다면 그게 무슨 허무한 결말일까 싶기도 하다.

 

 

 

 

 그래도 워낙 남규만을 나쁜 놈으로 만들어놨으니 서진우(유승호)의 알츠하이머와 상관없이 남규만은 처벌을 받아야 속이 시원해지기는 할듯 싶다.

 

그런데 그 단죄의 과정이 앞선 답답했지만 치밀한 전개 과정에 비해서 너무 허술하게 진행된다. 작년 주원에서 연기대상을 선사했던 '용팔이'와 같이 막판에 점점 전개와 구성이 힘을 잃어가는 느낌이다.

 

 용팔이는 초반은 정말 대단한 드라마였다. 하지만 김태희와 주원이 병실에서 벗어난 이후에 김태희의 복수극과 주원의 어정쩡한 스탠스로 인해 극의 힘은 가면 갈수록 떨어졌다.

 

 

 

 '리멤버, 아들의 전쟁'도 앞선 무지막지한 고구마 전개로 인하여 철옹성 같은 남일호, 남규만 두 악인 부자를 몇 회 남겨놓게 단죄하기 위해서 너무 전개가 헐거워진 듯하다.

 

 탁검사의 이중첩자 노릇도 그러하다. 정의의 사도 역할을 하던 탁검사가 갑자기 돌변한 것도 이상하지만, 대한민국 검사가 변호사 두 명의 시나리오를 듣고 장렬하게 일호그룹 중심으로 뛰어들은 것도 또한 부자연스럽다.

 

 그리고 남규만에게 돈과 협박까지 받던 또다른 피해자 연기 지망생이자 법정에서 돌변한 장면도 비현실적이다. 그 정도 고통을 받았으면 법정에서 출석을 못하거나 제대로 진술을 못하는 것이 현실적일 터이다.

 

 

 

 

 박동호(박성웅)의 누명으로 진범을 잡는 장면은 그러다. 차라리 살인누명을 쓰게 하지 말든지. 기어코 박동호에게도 고구마 전개가 시작되더리 너무 허무하게 진범을 잡혀서 살인 누명을 벗게 된다.

 

 박동호(박성웅)과 서진우(유승호)의 화해를 위해 필요한 전개였을런지는 몰라도 지금까지의 답답하지만 치밀한 전개에 비해선 너무 허술한 느낌이 강해서, 사이다같은 느낌을 주지 못하는 듯하다.

 

 이제 어느 정도 남일호 남규만 두 부자를 단죄하는 수순만 남은 듯하다. 막판에 힘이 떨어져서 '용팔이' 느낌이 나는 건 아쉬운 대목이다.

Posted by 찬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