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2021. 10. 26. 23:30

 전직 대통령이었던 노태우 전 씨가 2021년 10월 26일에 사망했다. 이미 지병이 있었고 병원도 여러 차례 왔다 갔다 하는 뉴스를 들었던 터라 노태우 씨 사망 소식은 갑작스럽진 않았다. 하지만 5.18에 대한 사과 없이 떠난 것은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

 1987년 초등학생 시절이 기억난다. 정치에 대해선 아무것도 몰랐던 철부지 어린아이였고 우리 집은 경상도 였고 아버지는 노태우 대통령을 지지하셨다. 아버지의 그런 성황 때문에 김영삼, 김대중은 다 대통령이 되면 큰일이 나는 걸로 생각했다.

 그 때 대통령 선거는 지금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떠들썩했다. 대통령 후보가 연설을 할 때만 수만 명의 인파가 몰렸고 지지자 간의 충돌도 적지 않게 벌어졌다. 그리고 선거법이 엄격하지 않은 시절이라 대통령 후보의 이름이 담긴 굿즈(?)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그런 굿즈(?)들 중에 노태우 대통령 후보가 찍힌 앞치마도 집에서 본 기억이 난다. 여튼 그 시절엔 대통령 후보든 국회의원 후보든 물질로 승부하는 분위기가 있었고 그게 통했던 시절인 것 같다.

 노태우 대통령은 난 '보통 사람'이라고 했던 일종의 캐치프레이즈가 기억난다. 절대 그는 '보통 사람'일 수 없었지만 그가 대통령 당선이 된 걸 보면 그런 트릭은 결과적으로 통한 듯하다.

 이후에야 1987년 6월 항쟁과 6.29선언 그리고 김대중 김영상 두 후보의 단일화 결렬과 함께 노태우 대통령 당선은 현대사의 안타까운 장면 중에 하나임을 알게 되었다. 

 그 시절의 안타까운 순간들은 34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여러 인물들의 등장과 사건을 겪으면서 역사의 한 순간으로 남아버렸다. 그리고 그도 김대중, 김영삼, 김종필에 이어서 세상을 떠났다.

 나의 어린 시절에는 보통 사람을 외치던 코미디언들의 성대모사가 되던 사람이었지만 결코 우리나라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르고 간 인물이다. 후대를 위해서라도 5.18에 대한 사과 한 마디라도 남기고 떠나지 않은 것은 참 아쉬운 대목이다.

 그만큼 성찰은 어려운 일인 듯하다. 그 사과는 결국 자신의 역사를 부정을 해야 되는 것이기에 자신의 입으로는 그만큼 못하고 그 아들의 사과로 면피라고 하려고 한 것 같다. 결국 그는 떠나도 이제 또 새로운 대통령을 곧 만나게 된다. 그렇게 시간은 계속 흘러가는 듯하다. 

 

 

Posted by 찬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