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2013. 5. 8. 16:34

 남양우유의 사태를 보면서 참 안타까웠습니다. 회사와 대리점이 갑과 을이 되어버린 관계, 갑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을에게 이기적인 요구를 할 수 있습니다. 함께 살아가겠다는 정신이 없다면 얼마든지 무리한 요구를 해도 세상의 법으로는 그것을 막을 방법이 없어 보입니다.


 남양유업 사태는 빙산의 일각이라고들 합니다. 이미 우리 사회는 수많은 갑과 을이 점점 더 견고하고 형성되고 있고 그 사이 갑의 횡포는 커져가고 을이 받는 물적 정신적 고통은 점점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갑과 을이 이야기는 예능과 드라마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습니다. 



무한상사의 정과장 이야기


 최근 무한도전에선 무한상사 이야기가 다시 그려졌습니다. 아무리 일을 발로 하는 것같은 무한상사지만 정리해고의 바람은 피할 수 없었던 모양입니다. 신제품 개발에서 실패하고 유부장(유재석 역) 부서에서 한 명은 정리해고가 되야 된다는 상황, 그 과정이 뮤지컬과 함께 슬프고 재밌게 그려졌습니다. 수석 입학이었지만 감나무에 떨어져서 좀 모자란 사람이 된 정과장(정준하 역)이 정리해고가 됩니다.




 

모자라고 눈치없기 능력도 부족한 정과장은 업무 성과가 우선인 회사에 살아남기 힘들었습니다. 7명의 무도 맴버들은 연기자 빰치는 연기력으로 이런 '을의 슬픔'을 너무나도 현실적으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마지막에 정리해고 되어 쫓겨나선 정과장의 모습과 '서른즈음에'가 흘러나오는 장면에서 정말 예능이 맞나 싶을 정도로 절절하게 만들었습니다.



오자룡이 간다의 AT그룹의 집단 정리해고


 오자룡이 간다는 많은 막장 코드가 등장합니다. 그 속에서 우리 사회에 대한 냉철한 시선이나 '내 딸 서영이'와 같은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나 힐링같은 것은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삶의 모습을 소재로 하다보니 집단해고 라는 상황이 등장하지 않을 수 없었던 모양입니다. 물론 이 집단해고 라는 상황도 오자룡이 회사에 인지도를 얻기 위한 하나의 도구로서 등장하는 장면입니다.





 집단해고는 AT그룹의 대표인 진용석(진태현 역)의 횡포에서 시작됩니다. 본인의 입지를 위해서 입맛에 안 맞는 회사원들을 집단해고 시키고 결국 이런  횡포에 맞서서 사원들은 집단 항의를 하게 됩니다. '오자룡이간다'에서 제대로 하는 것이 없던 오자룡은 순수함을 무기로 그룹 둘째사위임에도 불구하고 항의하는 노조에 맞서서 결국 승리로 이끄는데요. '오자룡이간다'에서 하나의 에피소드로 다뤄지긴 했지만 꺼낼 수밖에 없었던 우리의 모습이었던 모양입니다.



직장의신, 슬픈 계약직 이야기


 직장의 신은 대놓고 현실을 이야기 합니다. 특히 철저하게 '을'이 될 수밖에 없는 계약직 직원들의 이야기들이 등장합니다. 계약이 해지될 것이 두려워서 임신사실을 숨긴 이야기에서부터 도시락을 쌓가지고 다니지만 그것도 회사 내에서 눈치보면서 먹을 수밖에 없는 모습 그리고 계약직 정주리(정유미 역)는 자신이 만든 아이디어 조차도 사내에서 정당하게 인정받지 못하는 등의 스토리가 이어집니다. 

 




 여기에 슈퍼 계약직은 미스김의 계약직의 아픔을 그대로 담고 있는 캐릭터입니다. 과거 억울하게 쫓겨난 아픔으로 인해 자신을 개발하여 모든 일을 철저하게 해내지만 소통은 거부한 채 회사 생활을 이어나가는 것입니다. 이런 미스김의 모습은 재미를 주면서도 계약직의 처한 입장을 역설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사람보다 일과 돈이 우선시 될 수 없다고 상식적으로 말합니다. 현실은 점점 사람보다 일과 돈이 뒷전으로 밀려가고 있습니다. 무언가를 잃어가면서도 그것이 무엇인지도 망각해가는 것이 요즘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쩌면 무한도전이나 직장의신 같은 드라마는 그 잃어가는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사람은 변하지 않았다고...





Posted by 찬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