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2012. 2. 21. 11:51


 '불후의 명곡2'에서 판정은 불공평했다. 7명의 출연 가수가 뽑힌 순서대로 맞대결을 벌이면서 이긴 쪽이 계속 살아남는 방식이다. 당연히 마지막일수록 유리했다. 실컷 3-4명을 연속으로 이기고 올라와도 마지막 일곱번째 출연가수가 이기면 그 사람이 우승이다. 명곡판정단 청중들은 당연히 뒤에 부르는 가수의 공연에 감동을 더 기억하게 된다. 이런 불공평한 방식을 제작진들도 아니라고 판단했는지 양자 대결에서 이긴 가수의 점수를 공개하여 좀더 공정한 판정 방식으로 다듬었다. 이런 작은 변화를 통해서 '불후의 명곡2'는 10% 안팎의 시청률을 유지하면서 꾸준한 인기를 얻어가고 있다.

(이미지 출처 : KBS 홈페이지)

 '불후의명곡2'는 나가수의 아류로 시작했다. 나가수의 등장은 많은 인기와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이에 kbs는 아이돌판 나가수 만든다고 했을 때 기대보다는 회의적인 반응이 많았다. 인생이든 예능프로그램이든 길게 볼 일이다. 지난 1년간 나가수는 출연가수에 따라서 출연자격 논란 등 부침이 심했고 새로울 것이 없는 패턴으로 점점 시청자들은 흥미를 잃어갔다. 반면 토요일 예능에서 무도와 스타킹에 밀리며 5~6% 정도의 시청률을 전전하던 불후의명곡2는 기존 아이돌에서 벗어난 다양한 출연 가수들과 경연방식의 변화 등을  통해서 나가수와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며 자리 잡아가고 있다. 

 처음부터 아이돌 그룹의 보컬 맴버의 출연으로 시작했다. 국내 최고의 보컬들로 시작한 나가수에 비해서 출연 가수의 자질 논란이 생길 이유가 없었다. 이런 '급'에 대한 기준이 생기지 않았기에 아이돌 맴버에서 벗어나서 다양한 층의 가수들이 등장할 수 있었다. 허각, 알리 등 젊은 실력파 보컬리스트를 비롯하여 뮤지컬 가수 출신의 임태경과 한 때 인기가수였던 홍경민 까지 정말 다양한 가수들의 출연했다. 출연 '급'에 대한 자유로움은 연령과 소속을 불문하면서 자유로운 대결을 펼칠 수 있는 장이 되었다.

 불후의명곡2에는 서바이벌 형식이 아니다. 프로그램 시작 초반에 긴장감없고 매주 출연자가 조금씩 바뀌면서 밋밋한 느낌을 준 것은 사실이었다. 나가수는 청중평가단에 맞춘 과도한 편곡과 그들의 투표로 탈락여부가 결정되는 제도 등이 오히려 시청자들의 거리를 두게 만들었다. 등수를 가리지만 탈락에 대한 부담이 없는 불후의명곡2은 오히려 출연가수들의 명곡판정단의 맞춤 식이 아닌 자유로운 시도를 가능하게 했다. 물론 승패에 대한 아쉬움과 부담은 인터뷰에서 묻어나지만 승패가 오히려 자신의 공연에 만족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블후의명곡2 프로그램 화면 캡쳐 

 매주 프로그램의 부제와 같이 '전설'이 등장한다. 이제는 가요순위 프로그램이나 예능에서 보기 어려운 추억의 가수들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 물론 나가수에서도 미션을 통해서 예전 인기가요들이 등장한다.  조용필, 산울림 등의 특별 미션이 있기도 했었지만 미션에 따라서 주제가 바뀌기 때문에 추억을 되새기는 노래를 항상 들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설'의 선배 가수 노래를 부르는 후배가수는 존경을 표하고 선배가수는 후배 가수를 칭찬하는 모습이 연출된다.  선배가수와 후배가수의 노래를 통해 훈훈한 교감은 이 프로그램 매력이 되었다.

 나가수의 모방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몇 년전 가수협회와 시청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던 '불후의명곡'이라는 제목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은 꼼수로 보였다. 아이돌이 등장하여 '전설'적인 선배의 가수 노래를 부르는데 '명곡'보다는 아이돌을 더 내세우는 그림이었기 때문이었다. 출연 가수들이 아이돌 맴버에서 다양화되고 경연 형식도 다듬어지면서 '전설'과 '명곡'도 돋보이고 출연 가수들의 공연도 즐길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으로 진화되면서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그 결과는 꾸준힌 시청률로 나타나고 있다. 나가수의 모방으로 시작했지만 시즌2를 준비하는 나가수가 오히려 블후의명곡2의 장점을 연구해 봐야 될듯하다.

 


Posted by 찬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