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2020. 4. 27. 03:43

아무도 모른다가 종영했다. 월화드라마 동시간대 다른 드라마들이 2~3%의 시청률일 때 꾸준히 10%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리에 16회를 마무리했다.

그 인기의 비결에는 차영진 형사 역의 김서형 님을 비롯하여 근래 드라마에서 보지 못한 악역 캐릭터를 선보인 백상호 역의 박훈 님 등 배우들의 열연이 있었다.

머니머니해도 탄탄한 스토리가 한 몫했다. 전작이 알려지지 않은 김은형 작가의 공중파 드라마 데뷰작임에도 상당한 내용이 느끼지는 작품이었다.

출처 : sbs

이 탄탄한 스토리의 드라마에서 내내 궁금한 것은 바로 제목에 있었다. 도대체 누가 아무도 모른다고 느끼는 것인지 그리고 그 누가 어떤 사실을 모른다는 것일까?

이 아무도 모른다의 김은형 작가는 제목을 성경에서 가져오는 것 같다. 그 구절은 마태복음 24장에 등장한다. "그러나 그 날과 그 때는 아무도 모르나니 하늘의 천사들도, 아들도 모르고 오직 아버지만 아시느니라"

백상호(박훈 역)가 어릴 적 아버지라 부르는 서상호(강신일 역)에게 억지로 맞아가면서 외운 구절로 그가 혼자서 이 구절을 읊조리는 장면은 공포스러우면서 왠지 모를 측은함을 느끼게 했다.

출처 : sbs '아무도모른다' 드라마 캡쳐

이 구절은 성경에선 예수의 제자들이 세상의 끝이 언제 이르냐는 질문에 대한 예수님의 대답에서 등장한다. 하지만 드라마에선 그 맥락은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 같지는 않다. 

하나님만 아는 사실, 하나님이 창조한 사람도 누구나 자기만 아는 기억 혹은 사실을 가지고 있다. 나만 알고 있는 아무도 모르는 그런 사실들 말이다. 누군가에 글이나 말 또는 표정으로 전달하기 전에는 아무도 모른다.

 원래 누구나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을 가지고 있고 나도 그런 사람이자 누군가에겐 아무도에 포함될 수밖에 없는 존재로 볼 수밖에 없는 듯 싶다.

 그 전제에서 이 드라마는 시작하는 것 같다. 인간의 그 본질적인 특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인간은 그 정보를 주고 받으면서 관계라는 것을 형성한다. 

 그 관계는 어떤 정보를 가지고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따라서 고은호와 차영진(김서형 역)처럼 좋은 관계 일수도 있고 백상호(박훈 역)와 서상호(강신일 역)처럼 서로를 불행하게 만드는 관계가 될 수도 있다.

 또한 관계는 주고 받는 정보의 결핍 때문에 오해를 낳으면서 건겅한 관계가 형성되지 않기도 한다. 이선우(류덕환 역) 선생님의 과거 제자인 김태형(서영주 역)의 관계처럼 말이다.

출처 : sbs '아무도모른다' 드라마 캡쳐

 이 보다 더 심각한 관계는 고은호와 그의 엄마(장영남 역)이다. 그 둘의 관계의 역설은 혈연에 있다. 혈연이 아닌 차영진이 친숙한 고은호는 자책감에 겉도는 엄마와 서로 정상적이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지 못했다.

 그래서 아무도 모르는 서로의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혈연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자신이 가진 정보를 어떻게 소통하느냐에 따르기 마련이다. 주동명의 동생이 그린 그 그림은 그런 맥락에서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엄마가 다른 이복형제인 주동명과 그 동생은 각자의 엄마가 주동명과 그 동생에 의해서 관계가 연결되어 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고은호 차영진 이선우 주동명 하민성 황인범(문성근 역) 등등 서로는 서로가 가진 정보를 받아드리면서 그렇게 연결되어 갔다.

출처 : sbs '아무도모른다' 드라마 캡쳐

 결국 소통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것 같다. 우리는 과연 아무도 모르는 내 정보를 가지고 가까운 사람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있는가. 또는 나는 아무도 모르는 정보를 과연 제대로 알고 있는가.

 어쩌면 나는 누군가에게 솔직하지 못할 수도 있고 누군가에 대해 모르는 것을 안다고 착각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제대로 된 소통은 어쩌면 거기서부터 시작할 수 있는지도..

 

 

 

Posted by 찬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