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읽기

 영화 매그놀리아에서 이런 대사가 나온다.'우리는 과거를 잊지만 과거는 우리를 잊지 않는다' 김구라가 10년 전에 한 말은 그를 잊지 않고 찾아왔다. 그 말이 자신을 찾아온 과정에 대해선 미심쩍인 구석이 있지만 그는 분명 주워담을 수 없는 치명적인 말을 내뱉은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창녀'와 '위안부'를 동일시한 그의 말은 분명 엄청난 실수다. 

tvN 방송화면 캡쳐

 그는 곧바로 보도자료를 통해서 잘못을 시인하고 그가 출연하고 있는 모든 프로그램을 하차하기로 결정했다. 그의 10년전 발언이 공개되자마자 마자 즉각적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사과를 하고 잠정은퇴를 선언한 것이었다. 그 위안부 발언에 분노하여 비난 글이 일색이었던 분위기에서 많은 사람들이 그의 사과를 받아드리고 인정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그가 낸 보도자료를 보면 그의 사과에 대한 진심이 느껴진다. 김구라는 보도자료를 통해서 “성숙하지 못하고 많이 부족했던 시절에 인터넷 방송을 통해서 말했던 내용들이 거의 10여 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이 시점에서 다시 한 번 문제가 되는 것을 보면서, 입 밖에 나온 말을 다시 주워담을 수는 없다는 세상의 진리를 새삼스럽게 깨닫게 됐습니다”“대중들이 TV에 나오는 제 얼굴을 볼 때마다 더 이상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면 방송인으로서의 자격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고 한다.

 무명시절 인터넷방송에서 한 말이지만 지금 유명한 연예인이 된 지금이지만 주워담을 수 없는 말임을 인정했다. 또한 그런 말들이 대중들에게 미치는 영향으로 방송으로서 대중에게 즐거움을 느끼게 할 수 없음도 함께 인정했다. 그의 즉각적이고 진심어린 사과는 많은 사람들이 그의 반성을 받아드리고 복귀를 바라는 마음을 들게 만들었다.  

 그의 사과가 반가운 것은 진짜 이유는 또 있다. 최근에 뻔히 보이는 잘못에도 사과하지 않고 오히려 잘못을 나만 그랬냐는 식으로 버티거나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너무 많이 접해왔다. 충분히 많은 사람 앞에서 사회적인 책임을 지는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버티는 일이다. 더 무서운 것은 그런 사람들과 이익을 함께 하는 힘있는 사람이나 단체들이 함께 침묵하고 옹호하면서 이런 사실을 덮어버리려고 하는 상황이다. 

 그렇게 뻔히 저지른 잘못에 대해서 귀를 막고 물타기를 하면서 그런 사람 중에 국민을 대표하는 자리까지 만드는 코미디가 벌어지는 것이 지금의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그래서 그의 발언과 사과하게 된 과정이나 맥락을 떠라나서 그 즉각적이고 진심어린 사과가 오히려 반갑기만 하다. 당장은 자숙이 필요한 시기지만 충분한 시간이 흐른 뒤에 그의 복귀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