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이슈2010. 4. 22. 14:03


 개인의 취향(이하 개취)를 재밌게 보고 있었다. 개취를 보고 있으면 꽤 즐거워 진다. 박개인이 보여주는 민페녀의 진수와 함께 어딘지 모르게 보호하고 싶을정도로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그녀의 매력이 그랬다. 두 남녀가 가까운 공간에서 서로에게 미묘한 감정을 나누면서 사랑을 싹틔워 나가는 과정 또한 개취를 보는 즐거움이었다. 저러다가 언제 게이라는 오해가 풀리면서 두 사람이 본격적인 사랑을 시작할까 궁금해하면서 다음회를 기다렸다. 지난 주말에 신언니 재방송을 보면서 마음이 돌아섰다.

다양한 등장인물의 심리 묘사
 신언니를 보면서 아 요즘 이런 드라마가 다 있구나 싶었다. 너무다 디테일한 인물들의 감정묘사와 그 여운이 그냥 개취에서 느꼈던 소소한 재미와 즐거움을 잊게 만들었다. 개취는 박개인과 전진호의 서로의 감정을 키워나가는 두 사람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신언니는 은조, 효선 뿐만아니라 은조의 엄마인 강숙과 효선의 아버지 구대성, 그리고 기훈 등 각 인물들이 겪고 있는 아픔과 심리적인 갈등이 섬세하게 묘사되고 있었다. 한 명 한 명의 절제된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각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감정에 어느덧 끌려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더 재밌는 것은 각 캐릭터들이 겪는 감정의 변화 모습들이 묘한 공통 분모를 발견하게 된다는 점이다.

인간은 원래 고독한 존재 그러나..
 아무래도 사람은 공유할 없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기에 그 외로울 수밖에 존재인듯 하다. 그 외로움을 신언니의 주인공들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  은조는 엄마를 사랑하지만 삶의 방식에 동의할 수 없으며, 구대성에겐 고마움과 신뢰를 느끼지만 더 다가가지는 못한다. 효선도 은조나 새엄마에게 사랑을 받고 싶어하지만 그들은 그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은조엄마 강숙은 은조 하나를 키우면서 평생을 살아오면서 그런 방식에 익숙해진 사람이며 대성 또한 두 딸을 통해서나 은조 엄마를 통해서 채울 수 없는 빈공간이 있지만 그것을 채우려하기 보다는 그들을 사랑하는 마음때문에 스스로를 희생하면서 살아간다. 하지만 적극적이진 않지만 그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라며 조용히 보이지 않게 헌신한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마음을 표현하고 알아주기를 바라는 모습에서 나 혹은 내 주변의 사람 살아가는 모습이 투영되어 있다.



성장
 지난 7회에서 효선은 각성하기 시작했다. 은조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음을 슬퍼하며 원망하며 눈물을 흘리는 그녀였다. 그를 각성하게 한 것은 그녀의 울음 섞인 하소연을 매몰차게 거절하며 너 스스로 자기 것을 지키며 어른이 되라고 충고한 기훈때문이었다. 서서히 효선은 이제 자신이 스스로 성장해 나가야 되는 것임을 알아가기 시작했다. 은조 역시 성장과정 속에서 누군가에게 마음을 쉽게 표현못하고 자신을 가두는 것에 익숙해져있었다. 대성을 만나면서 그런 그녀의 모습들이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기훈 또한 아버지와 형의 회사를 둘러싼 싸움에서 심리적인 고통을 받으면서 성장의 길을 걷고 있다. 성장을 위해서 항상 고통의 과정이 수반된다. 효선, 은조, 기훈 등은 자신의 어쩔 수없는 모습때문에 고통을 겪으면서 그 극복의 과정을 통해서 또한 성장하는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그렇게 극적이고 화려하진 않지만 우리가 살아가면선 겪는 성장의 모습과 그렇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오랜만에 여러가지를 생각하는 드라마를 만났다. 어딘가 내 속에도 감춰져 있을 외로움과 고독 그리고 소통에 대한 갈망 등을 은근하게 잘 표현해 내고 있다. 그래서 볼 때마다 공감하고 슬프고 감동스럽기도 하다. 지난 7회에서 은조 엄마의 진심을 듣고 상심하는 구대성과 이를 목격한 은조의 대사가 인상적이었다. 이미 은조 엄마의 마음을 알고 있었으며 내가 사랑하기 때문에 괜찮다는 대성의 말에 은조는 '그럼 내가 어떻게 하면 되죠'라고 묻는다. 그 때 대성은 '날 버리지 마라 그러면 고맙겠다' 라고 대답한다. 모든 것을 서로 알아주지 않았지만 그것이 소통되는 장면은 너무나 슬프고 감동적이었다. 개취도 재밌지만 신언니는 이래서 더 보고 싶은 드라마이다.  


이미지 저작권은 KBS

Posted by 찬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