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2020. 5. 2. 03:56

펭수가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등장했다. 최근 EBS에서 '자이언트펭TV'에서 빌보드 차트 진출이라는 원대한 꿈을 가지고 최고의 래퍼이자 프로듀서인 타이거JK와 비지, 비비 등과 함께 만든 '펭수로 하겠습니다'로 출연한 것이다.

음악 전문프로그램인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2m가 넘는 거대한 탈을 쓴 펭수가 유희열 등과 함께 앉아서 토크하는 모습은 웃기면서도 한편으로 '니가 왜 거기서 나와?'라는 느낌을 준다. 

유희열의스케치북 펭수 출연 '니가 왜 거기서 나와?'

 '펭수로 하겠습니다' 노래도 쓸데없이 고퀄이다. 힙합의 장인이 만들었기에 당연한 것이지만 빌보드 차트 진출 프로젝트인 '빌보드 프로젝트'라고는 하지만 펭수가 함께 불렀기에 너무 고퀄로 다가온다.

 그만큼 본캐와 부캐의 경계가 없어졌기에 부캐로 컨텐츠를 만들 때도 최고의 수준으로 만들 수 밖에 없는 듯하다. 단순하 부캐를 개그의 소재로 웃기고 그냥 소비하는 수준을 넘어섰다.

 이는 카피추의 행보에서도 엿보인다. 추대엽이라는 개그맨임을 뻔히 알면서도 추대엽이 아닌 카피추로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뿐만 아니라 mbc 전지적 참견시점과 sbs 본격연예 한밤에 출연한다. 추대엽 임을 1도 드러내지 않는다.

 유산슬도 마찬가지다. 연예대상이라m는 1년간의 예능을 결산하는 자리에 mbc는 버젓이 유산슬에게 신인상을 수여했다. 대중도 이를 이상하게 여기지 않고 즐긴다. 본캐는 일종의 역할놀이지만 대중과 미디어가 함께 노는 놀이가 되어버렸다.

 펭수나 유산슬, 카피추는 특정 프로그램이나 코너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면 최근에 등장한 김신영의 '둘째이모 김다비'는 대놓고 부캐를 기획한 케이스로 보인다. 

 김신영이 진행하는 mbc라디오 '정오의 희망곡'에서 신봉선의 특별DJ인 신봉선의 진행으로 '둘째이모 김다비'로 출연했다. 출연 내내 김다비로만 인터뷰를 했는데 그만큼 부캐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미리 준비하고 기획한 것이다. 

 누구나 '나'라는 존재는 여러가지 면을 가지고 있다. SNS를 운영하다 보면 특히 이런 자아 분열은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생활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자아와 내가 표현하고 드러나고 싶어 하는 모습은 다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지금의 모습이 아닌 다른 삶을 살아보려는 욕구도 투영된다. 인생 이모작 삼모작을 꿈꾸기도 하고 본 직업 외에 즐기는 것으로 돈까지 벌어서 본 직업의 굴레에서 자유롭게 싶어하기도 한다.

 이런 미디어 환경과 욕구들이 펭수나 카피추,, 유산슬 등 부캐에 열광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너무나 익숙한 부캐들의 활약을 바라보며 나도 나만의 부캐가 실제 생활에서 경제적인 윤택함과 즐거움을 욕망하고 있는 줄도 모른다. 

 이런 현실과 이상의 괴리는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등장한 펭수가 재미있고 친근하게 다가오기도 하면서도 괴랄스럽게 다가오게 하기도 하는 것 같다. 

Posted by 찬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