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2020. 5. 22. 06:19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2006. 신효범)

널 처음 사진으로 본 그날 99년 1월 31일  
그날 이후 지금 이 순간까지 나 하나만 기다려준 너를 
오늘도 습관 같은 내 전화 따스히 받아주는 너에게  
세상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 준 너를 너무 사랑해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 우리 처음 만난 그날에 
시간 속에 희미해지는 사랑에 그대가 흔들린대도 
그땐 내가 잡을게요 그대처럼 

너무 편한 사이가 싫었어 너무 오랜 사랑 힘들었어 
아픈 눈물 흘리는 널 돌아선 못된 내 마음도 기다려준 너를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 우리 처음 만난 그날에 
시간 속에 희미해지는 사랑에 그대가 흔들린대도 
그땐 내가 잡을게요 그대처럼 

얼마나 힘들었을까 못난 내 눈물도 따스히 감싸준 너를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 우리 처음 만난 그 날에 
시간 속에 희미해지는 사랑에 그대가 흔들린대도 
내가 잡을게요 아무 걱정 마요  
내 손을 잡아요 처음 그 날처럼  
우리

 

신경외과 회식에서 술에 취해 돌아가는 익준(조정석 분)과 송화(전미도 분)에게 연락이 온다. 정원(유연석 분)이 준완(정경호 분)과 석형(김대명 분)이 함께 노래방에 있으니 오라는 연락이었다. 두 사람은 노래방을 향했다.

 익준과 송화가 노래방에 도착했을 때는 세 사람은 이미 꽐라가 돼버렸다. 마지막 1분을 송화가 부르려고 하는 찰나에 누군가 이미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익준이 이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를 부르기 시작했다.

 신경외과 회식 중 진실 게임에서 과거 송화에게 이성적인 감정이 있었다고 털어놓은 후였다. 이미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선 두 사람의 어긋난 인연을 조금씩 보여주고 있었다.

 대학 입시 면접 때 익준은 버스 타기 위해 잔돈을 바꾸느라 머리띠를 샀다. 면접 옆 번호였던 송화에게 면접에 단정해야 된다는 정보에 송화에게 선뜻 머리띠를 선물했다. 그리고 신입생 OT 때 지겨운 자리를 뛰쳐나와 익준을 송화는 따라나선다. 다섯 명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지만 익준과 송화의 미묘한 썸은 타기 시작했다. 

 서로에게 감정이 있었어도 익준이 송화에게 고백하려는 당일날 운명의 장난이 벌어졌다. 같은 날 석형이 송화에게 고백했다가 차인 것이다. 하필 석형은 술친구로 다른 친구도 아닌 익준을 불러낸 것이다. 보통은 여자 친구를 만들기 위해서 친구 따위는 불사하기 마련이지만 익준은 의리남이었다. 송화에게 줄 고백 반지를 술집에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이제 20년이 흘러 모두가 40살. 첫사랑의 감정은 20년이 지나도 쉽게 지워지지 않는 모양이다. 이런 감정선은 신현호 PD의 드라마들은 매회 조금씩 감춰진 이야기들을 공개하며 감정을 서서히 증폭시킨다. 시청자들은 앞으로의 인연이 어떻게 될까 기대하며 바라보게 된다. 

 이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OST였다. 신현호 PD의 전작인 응답하라1994나 응답하라1988에서도 이뤄질 듯 말듯한 인연의 이야기들이 등장할 때 꼭 노래가 등장했다. 새로운 노래가 아닌 과거 노래들을 탁월하게 선곡하여 주인공들의 감정과 노래 가사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져서 그 인연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응답하라1994에선 쓰레기(정우 분)와 나정(고아라 분)의 스토리가 등장할 때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너에게'가 흘러나왔고, 응답하라1988에선 덕선(이혜리 분)과 최택(박보검 분) 또는 정환(류준열 분)의 이야기에선 이문세의 '소녀'가 등장했다. 

 노래방 한쪽에는 주지 못한 반지를 가지고 고민하는 준환이 있었다. 3년간 유학을 떠나는 익순을 기다리겠다고 말은 했지만 커지는 감정만큼이나 불안하고 아쉬운 마음은 감출 수는 없는 모양이다. 이 둘의 인연도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의 가사처럼 서로가 잡아주면서 해피엔딩을 맞을지 모르겠다.

Posted by 찬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