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킹 영원의 군주'가 9회까지도 여전히 떡밥만 던지고 있다. 강신제(김경남 분)가 자신이 대한제국 출신이었음을 알게 된 후에 잠수를 탔고 이곤(이민호 분)은 이림을 좇기 위해 조영(우도환 분)을 대한민국에 놔두고 대한제국으로 돌아갔다.
이곤은 정태을(김고은 분)의 사건 자료에서 살해당한 사람이 황제의 말을 관리하는 사람임을 발견한다. 대한제국으로 돌아가서 그 사람을 가두고 대한민국 부대찌개 집에서 우연히 만나 체포한 이림(이정진 분) 일당의 2G 폰을 통해서 이림과 대화를 나눈다.
하지만 여전히 이림의 음모의 실체는 드러나지 않았고 2020년 새해를 맞이하는 날 광장에서 말을 타고 등장한 이곤은 드디어 이림과 마주한다. 앞으로 펼쳐질 두 사람의 대결에 긴장감을 높였지만 이 역시 떡밥에 불과해 보인다.
새해를 맞이하는 날 이곤과 부영군 이종인(전무송 분)과의 '운명'에 관한 대화가 등장했다. 이곤은 부영군에서 "당숙께선 운명을 믿으십니까?"라고 묻는다. 의사인 부영군은 "이과생에게 어려운 단어죠."라고 답한다. 이곤은 "운명 보고 비키라고 하고 덤비라고 하는데 운명과 맞서 싸워야 할까요?"라고 말한다.
부영군은 "생이라는 게 한 치 앞도 알 수 없죠. 그렇게 한 치 앞도 모르면서 생을 다 걸고 도착하고 싶은 이딘가가 있다면 그게 바로 운명입니다. 옮길 운에 목숨 명. 내 모든 생을 걸고 옮기는 걸음이 바로 운명이니까요. 도착하고 싶으신 곳이 있으십니까?"라고 다시 이곤에서 묻는다.
이곤은 "네 있습니다."고 하자, 부영군은 "그럼 싸우지 말고 도착하시면 됩니다. 부디 어여쁜 누군가가 서계시면 좋겠네요. 올핸 혼인을 하셔야죠."라고 말한다. 이곤은 "이 증명이 끝나면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 한 여인과 찾아뵙겠습니다."고 답을 한다.
운명이라는 말은 참 흔하게 쓴다. 이곤과 부영군의 대화처럼 사람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 단지 그 결과롤 보고 '운명'이라는 단어로 해석한다. 결국 운명은 사람에게 있어서는 결과론에 불과하며 모든 상황이 그것을 할 수밖에 돌아간다고 할지라도 그건 어디까지나 해석의 영역이다.
그래서 부영군이 말한 운명이라는 단어의 뜻은 현실과 부합한다. 옮길 운에 목숨 명. 사람은 현실에 살며, 그 현실을 어떻게 해석하고 대응하느냐에 따라서 그 걸음은 달라지게 마련이다. 처해진 현실에 그냥 정해진 운명(흔히 팔자라고 하는)이라고 해석하는 순간 더 이상의 노력을 하지 않고 자포자기할 수도 있다.
그래서 운명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 걸음 그 자체라는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드라마에선 이런 운명의 단어가 착시를 일으킨다. 작가가 만든 환경과 사건 속에서 주인공은 도전과 응전을 하기 때문에 왠지 타고난 운명이 있는 것처럼 생각하게 만든다. '더 킹 영원의 군주'의 이곤 역시 그런 운명에 놓여 있는 인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이곤과 부영군의 대화는 정해진 운명이 있다는 인식에 현타를 날리는 듯하다. 현실의 삶을 사는 우리는 각자가 자신의 삶을 움직여 나가는 과정에 불과하다. 그 걸음에 따라서 자신의 그 다음 시간이 결정되고 그런 시간들이 쌓여서 내 미래의 모습을 결정해 나간다.
물론 현실을 바꾸고 더 나은 결과를 얻기 위한 걸음은 쉬운 게 아니다. 주어진 현실이 너무 답답하기에 이런다고 내 현실이 언제 바뀔까 싶은 생각이 계속 나를 붙잡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부영군의 말처럼 싸우는 게 아니라 그냥 걸어가야 하는 모양이다.
*이미지 출처 : sbs 방송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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