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킹 영원의 군주'의 평행세계 대한제국은 항상 일본과 전시 상태에 놓여 있다. '소현세자'가 의문의 죽음을 당하지 않고 왕이 되어 왕실과 국력이 온전히 보전되어 일본 강점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역사에는 만약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지만 드라마 같은 이야기에선 얼마든지 허용된다. 그 만약에는 이야기를 꾸미는 사람의 바람(wish)이 담기기 마련이다. '더킹 영원의 군주'에도 김은숙 작가의 어떤 바람이 담긴 것일까?
이를 짐작하기 위해서는 전작인 '미스터 션샤인'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김은숙 작가는 미스터 션샤인 이전 '시크릿가든', '상속자들;, '신사의품격;, '도깨비' 등 환타지를 가미한 트랜디한 로맨틱 드라마만을 그려왔다.
역사물로 처음 도전한 '미스터 션샤인'은 항일의병이라는 역사를 담아 호평을 받았다. 구애신(김태리 분)과 유진초이(이병현 분)의 로맨스와 함께 구한말 다양한 처지에 놓인 캐릭터들을 역사와 잘 어울려져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그 배경은 일제강점기가 아닌 구한말, 바로 우리나라가 대한제국이라 불리던 시절이다. '더킹 영원의 군주'와 만나는 지점이다. 아직 일본에게 나라를 빼았기기 전인 구한말에 나라를 지키기 위한 주인공들의 처절한 투쟁이 담겨 있다.
그들의 투쟁이 패배가 아닌 승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 있는 이야기들이었다. 이야기는 고애신을 제외한 주인공들은 일본과 대항하다가 비극적으로 결말을 맺고 고애신은 평양으로 가서 항일투쟁을 어이가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더 킹 영원의 군주'의 '먄약'은 구한말이 아닌 소현세자 시절로 돌아간다. 소현세자 이후 강력한 의지의 왕들이 집권하면서 조선에서 이어진 대한제국은 힘 있는 나라가 되었다. 제국(kingdom)으로서 이상적인 모습으로 그려진다.
지난 6회 등장한 대한제국 황제 이곤(이민호 역)이 일본 함대를 맞아 직접 함선에 올라 진두지휘하는 모습이 등장한다. 이 장면은 환타지지만 만약 왕들의 면모가 저랬다면 평행세계의 대한제국은 허구만은 아닐 수 있다.
어떤 정치 제도가 더 나은가에 대한 문제는 핵심은 아니다. 단지 우리의 역사가 힘없는 왕권으로 시작된 비극은 결국 일본강점기로 위안부와 강제징용 등 수많은 희생을 겪었다. 독립 투사들은 무수한 피를 흘러야 했다.
항일 의병으로 이어진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한국광복군 창설 그리고 1945년 한반도 진군 계획으로 이어진다. 1945년 히로시마 원폭 투하와 일본의 무조건 항복으로 결국 이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그리고 우리는 6.25라는 비극을 겪었고 남북 분단과 함께 세계 최빈국으로 배고프고 가난한 시절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이런 현실을 이겨내고 민주주의 제도와 경제 발전이라는 두 가지 성과를 세대를 아울려 이뤄냈다.
이런 부정할 수 없는 역사의 성과는 '국민'이 주인인 지금의 '대한민국'이다. 하지만 '만약'이라는 가정으로 그런 비극을 겪지 않을 수 있었다면 그러면 지금은 대한민국이 아닌 '대한제국'이 되어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보다 나은 '대한제국'이라는 만약이 성립되기 위해선 선결 조건이 필수적이다. 바로 좋은 왕이 있어야 한다. 자기의 지위보다 국민을 사랑하고 뛰어난 판단력과 용기를 갖춘 왕 말이다.
또한 그런 왕이 한두명 있어서는 안되고 대대로 그런 왕들이 등장해야 한다. 이는 민주주의 제도 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선출된 권력이 허락한 기간 동안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국민은 '이게 나라냐'라는 소리를 하게 된다.
두 작품의 관통하는 '대한제국'과 이에 걸맞는 군주(왕)의 모습이 김은숙 작가가 이야기에서 허락하는 역사의 가정으로 보인다. 앞으로 '더킹 영원의 군주'는 어떤 모습의 군주의 모습을 그려나갈지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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