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이슈2020. 5. 25. 06:47

 sbs스페셜에서 송가인과 그녀의 팬클럽인 Again이 등장했다. 2020년 대한민국에 불고 있는 트롯 열풍을 조명하기 위해서였다.  2019년 미스 트롯 진 송가인의 등장과 함께 트롯의 위상은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2019년 송가인의 등장 이후 음원 소비율은 전년과 대비해서 108%로 증가했으며 트롯 공연 인원도 3배 정도 증가했다고 한다. 이런 인기와 함께 트롯 가수에겐 없었던 팬덤 문화가 생긴 것이었다. 

 주로 아이돌 가수들의 팬덤이 가지고 있는 팬덤 문화가 그대로 이식된 것이었다. 송가인 팬클럽인 Again에선 음원 스트리밍에 익숙지 않는 중년 팬들을 위해 스밍 교육을 하고 있었다. 또한 일명 '총공세'도 진행한다.

'찍덕'도 등장했다. 최고령 찍덕이라고 할 수 있는 77세 송가인 팬은 직접 찍은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서 7만이 넘는 구독자를 확보했다고 한다. 송가인 팬픽을 올리는 팬도 소개를 했다.

 주로 아이돌에 존재했던 팬덤 문화가 중년들에게 이식된 것은 트롯 장르가 가진 남다른 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서울대 작곡가 교수인 최우영 교수의 인터뷰를 통해 이를 설명했다.

 최우영 교수는 트롯은 판소리나 민요와 같은 주로 다섯 음으로 구성되어 정서에 익숙하다고 했다. 이 정서는 음악은 단조인이지만 리듬은 경쾌하여 울면서 들썩이는 두 개의 상반된 감정이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Again 팬 두 명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이 정서가 어떻게 대중에게 삽입됐는지 소개했다. 한 명은 보험설계사를 하는 50대 박향미 씨였다. 박향미 씨는 남편의 명예퇴직으로 보험설계사를 하면서 자식 부족함이 없이 키웠다.

 그녀는 29년간 자식을 키웠고 객지를 떠난 허전함을 느꼈다고 했다. 그리고 1년 전부터 가족을 위해 청춘을 다 바치고 찾아온 외로움으로 우울증이 오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한 번도 나를 위해서 살아보지 않았던 그녀는 송가인의 노래와 덕질이 인생의 2막을 열어준 선물이라고 했다. 

 두 번째 Again 팬으로 포항에 사는 고애경 씨를 소개했다. 그녀는 포항의 한 우체국에서 우체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녀는 고등학교 졸업 후 돈을 벌어서 대학 졸업하고 공무원 시험을 합격하여 우체국장이 되기까지 전쟁과 같은 하루하루를 보냈다고 했다.

 1년 전만 해도 우체국에서 밝은 모습이 아니었다. 송가인 덕질을 시작하고 밝아졌다고 함께 일하는 직원들의 한결같은 말이었다. 송가인 팬덤 댄스팀인 핑크 가인에서 함께 춤을 추면서 그녀 또한 새로운 삶을 살고 있었다. 

 sbs스페셜에선 송가인 등장과 함께 불어온 2020년의 트롯 열풍에는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의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이미 고단한 삶을 살아온 중년 팬들의 덕질을 하게 하는 힘이 바로 고단한 삶의 위로받는 데 있다는 것이었다.

 최근 몇 년간 대중가요는 많은 사람들의 정서를 대변해주지 못한 반증인 듯싶다. 트롯이라는 장르가 가진 '한'과 '흥'의 정서는 그런 힘을 분명히 가지고 있으나 그 매력을 미디어에서 노출될 기회가 적었다.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장르와 트롯의 매력이 만나면서 폭발력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 여러 세대의 많은 대중들이 갈급하는 가수의 목소리와 노래를 만난 것이었다.

 기존에 1세대와 2세대를 거쳐 형성된 팬덤 문화가 이 트롯 팬덤에게 시식되었다. 중년 팬덤이라는 새로운 층이 함께 덕질을 공유하면서 활력을 얻고 나름의 팬덤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듯하다.

 새로운 팬덤 세대와 슬픔과 흥의 정서를 채워주는 노래가 만난 트롯 열풍은 꽤 오랜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 출처 : sbs 방송화면 캡쳐

 

Posted by 찬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