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2026. 4. 16.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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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18년, 열여덟 살의 천재 작가 메리 셸리가 탄생시킨 『프랑켄슈타인』은 인류 최초의 SF 소설이자 고딕 호러의 정점으로 추앙받는 작품이다. 지난 200년간 수많은 영화와 연극으로 변주되어 왔지만, 2025년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선보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프랑켄슈타인'은 그 궤를 달리한다. '괴물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감독'인 그가 원작의 비극을 어떻게 '구원의 서사'로 재해석했는지, 원작과 영화의 결정적인 차이점을 심층 비교해 본다.

출처 : 넷플릭스

피조물의 정체성: '복수의 괴물'인가, '치유하는 아들'인가?

가장 본질적인 차이는 창조주가 만든 '존재'를 바라보는 시각에 있다.

  • 원작 소설의 크리처: 메리 셸리의 원작 속 괴물은 지적이고 유창한 언어를 구사하지만, 창조주에게 거부당한 후 극심한 증오에 빠진다. 그는 빅터의 동생 윌리엄, 친구 헨리, 약혼자 엘리자베스를 잔인하게 살해하며 빅터를 고립시킨다. 원작의 테마는 '신의 영역에 도전한 오만함이 불러온 처절한 파멸'이다.
  • 델 토로의 피조물: 영화 속 피조물(제이콥 엘로디 분)은 훨씬 더 수동적이고 순수한 존재로 그려진다. 그는 선천적인 악의가 없으며, 오히려 누군가 자신을 공격할 때만 방어적으로 힘을 사용한다. 특히 델 토로는 그에게 '재생 능력(힐링 팩터)'이라는 특별한 설정을 부여했다. 이는 단순히 죽지 않는 괴물이 아니라, 인간의 폭력을 온몸으로 견뎌내고 스스로 치유하며 성숙해가는 '메타 휴먼' 혹은 '성자'와 같은 이미지를 심어준다.

출처 : 넷플릭스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배경: 지적 오만함 vs 부성애의 결핍

주인공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행동 동기도 현대적인 관점에서 재해석되었다.

  • 원작 소설의 빅터: 유복하고 화목한 가정에서 자란 빅터는 순수한 학구열과 명예욕 때문에 금기된 실험에 손을 댄다. 그의 비극은 '성공' 이후 자신이 만든 추한 존재를 책임지지 못한 비겁함에서 비롯된다.
  • *델 토로의 빅터: 영화 속 빅터(오스카 아이작 분)는 훨씬 입체적인 상처를 가진 인물이다. 냉정하고 사랑이 없는 아버지 밑에서 자란 그는 어머니의 죽음을 겪으며 '사랑하는 이를 잃지 않겠다'는 집착에 빠진다. 즉, 그가 생명을 만든 것은 신이 되기 위함이 아니라, 자신이 받지 못한 사랑을 채우려는 처절한 몸부림이다. 하지만 정작 생명을 만든 뒤에는 아버지에게 배운 방식대로 피조물을 차갑게 외면하며 비극을 반복하게 된다.

조연 캐릭터의 재구성: 하인리히와 엘리자베스

영화는 주변 인물들의 설정을 바꿔 극적 긴장감을 높였다.

  • 무기상 하인리히의 등장: 원작에는 없는 캐릭터인 '하인리히(크리스토퍼 왈츠 분)'가 등장한다. 그는 빅터의 광기 어린 실험에 자금을 대는 무기상으로, 과학의 순수함이 자본과 전쟁의 논리에 오염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는 1850년대 크림 전쟁이라는 시대적 배경과 맞물려 강력한 사회적 메시지를 던진다.
  • 엘리자베스와의 관계: 원작에서 엘리자베스는 빅터의 사촌이자 약혼자로, 괴물의 복수 대상이다. 하지만 델 토로의 영화에서는 빅터의 남동생 윌리엄의 연인으로 설정이 바뀌었다. 그녀는 피조물의 외형이 아닌 내면의 슬픔을 유일하게 알아보는 인물로 그려지며, 피조물과 깊은 정서적 교감을 나눈다.

출처 : 넷플릭스


결말의 메시지: 절멸에서 용서와 희망으로

두 작품이 관객에게 남기는 마지막 여운은 완전히 대조적이다.

  • 원작 소설: 빅터는 괴물을 쫓다 북극의 추위 속에서 숨을 거두고, 괴물 역시 창조주의 죽음을 확인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으러 떠난다. 완벽한 파멸과 허무가 지배하는 결말이다.
  • 델 토로의 영화: 영화는 놀랍게도 '용서'를 선택한다. 빅터는 마지막 순간 피조물을 괴물이 아닌 "내 아들아"라고 부르며 인정한다. 피조물 역시 자신을 죽이려 했던 창조주를 원망하기보다, 그 사과 한마디에 모든 증오를 내려놓는다. 델 토로는 이를 "아들이 아버지의 잘못을 지적하고, 아버지가 비로소 깨닫는 이야기"라고 표현하며, 비극 속에서도 피어나는 인간적인 희망을 강조다.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프랑켄슈타인'은 원작의 고딕적인 공포를 유지하면서도, 그 안에 흐르는 '외로움'과 '소외된 존재에 대한 애정'을 극대화했다. 19세기의 과학적 경고가 21세기에 이르러 '가족과 용서'라는 보편적인 드라마로 탈바꿈한 것이다. 흉측한 조각들로 기워진 몸 안에 누구보다 순수한 영혼을 담았던 피조물의 눈물은, 우리 사회가 소외시킨 수많은 '괴물'들을 향한 감독의 따뜻한 위로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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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찬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