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2016. 2. 19. 01:03

차라리 끝까지 고구마 전개가 나았을까. 마지막회에 이르러 너무 일사천리로 마무리 되었다. 철옹성 같았던 일호그룹의 남일호, 남규만은 짧은 시간에 무너져 내렸다. 


리맴버 아들의 전쟁 전체에 흐르는 맥락은 갑과 을의 이야기였다. 그 흐름은 영화 배테랑과 최근 tvN 의 시그널과 그 괘를 같이 한다. 현실에는 일어날 수 없는 갑질 무리의 소탕을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막판에 너무나 판타지한 전개는 극의 리얼리티를 떨어뜨려서 오히려 나쁜 놈들이 벌을 받는 장면에서 카타르시스를 떨어뜨리는 작용을 했다. 


 가장 공감이 안되는 부분은 정의로운 검찰들이다. 분명 일호그룹에 들어붙은 홍무석 검사도 있지만 실재로 탁검사나 이인아 같은 검사는 현실에 존재하기 힘들다. 


 지난 번 국정원 대선개입 사태와 보았듯이 검찰은 철저하게 권력에 순종할 수밖에 없는 조직이다. 게다가 검사동일체라는 이상한 원리에 의해서 조직을 내부를 배신하는 것을 금기시하는 문화도 있다. 





 그런 조직 문화 속에서 탁 검사나 이인아 검사가 등장하여 활약한다는 것은 현실에선 무리다. 과연 그런 정의로운 검찰이 대한민국에 존재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지금보단 훨씬 더 나은 대한민국에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은 정의로운 검찰 분들 덕분에 아버지의 복수를 이룬 서진우는 기억을 잃어버리고 드라마는 마무리 됐다. 마지막에 서진우의 기억 상실에 대해서 아무런 의미부여를 못하고 마무리 된 느낌이다.


 서진우의 알츠하이머 설정은 복수에 대한 무상함이라든가 인생의 무상이라든가 무언가 거기에 충분한 의미 부여가 필요했다. 단지 서진우가 기억 못하는 것을 사랑하는 누군가는 간직하고 있다는 식의 마무리는 무언가 허전해 보인다.





 도대체 아버지의 억울함을 풀기 위한 처절한 아들의 전쟁을 펼쳤던 서진우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그 복수의 과정이 사회적인 의미나 어떤 메세지를 전달하지 못했다. 


 답답한 고구마 같은 전개로 막판 사이다를 기대했던 사람들에게는 마지막 전개는 미지근한 생수 같았다. 자극적인 않아서 목막힘은 내려갔지만 어떤 쾌감을 선사하지 못하고 마무리 되었다. 

Posted by 찬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