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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11.28 은하철도999 결말, 인간의 몸에도 마음이 있는가?
예능2017. 11. 28. 01:22

 어린 시절 재밌게 봤던 은하철도999가 그 결말이 심각하고 충격적인 스토리임을 안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어린 시절에 봤던 터라 내용이 기억도 안 나고 이해할 능력도 없었던 것 같다. 

  

 나이 먹어서 인터넷에서 검색만 해보면 줄거리와 작가 배경 등을 쉽게 찾을 수 있기에 가능했다. 블로그나 유튜브에서 은하철도999의 결말이 충격적인 이야기임을 지금에서야 알았다는 고백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은하철도999가 이런 내용이었어?’ 라는 말이 속에서 나올 정도로 충격적이긴 했다. 물론 그 이후에 나온 무수한 일본 에니메이션에서 쇼킹한 이야기와 결말들이 많았지만 은하철도999의 스토리와 그 결말은 사람이라는 존재의 근본을 다루며 질문을 던진다는  점에서 좀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은하철도999의 심각한 스토리는 사람의 몸에서 시작된다. 바로 메갈로폴리스라는 미래 도시에 부자들은 기계 몸을 통해 부품만 교체하면서 영원히 살아가고, 가난한 사람은 돈이 없어서 그냥 인간의 몸을 가지고 천대 받으며 살아간다. 

 

 그 배경에서 박지성을 닮은 듯한 주인공 철이와 그의 엄마는 빈민층이었다. 어느 행성에서 기계 몸을 공짜로 제공해 준다는 소식을 들은 철이 엄마는 빈민 팔자인 아들의 행복을 위해 그곳에 보내려고 하지만 기계백작이라는 못된 기계 몸의 부자에게 죽음을 당한다.


 이에 철이는 엄마의 복수를 결심하고 기계 몸을 갖기 위해서 은하철도999에 탑승하기로 결심한다. 우여곡절 끝에 메텔이라는 의문의 여인의 도움을 받아서 은하철도999에 탑승하여 그 기계 몸을 공짜로 주는 행성으로 여행을 떠난다.




  험난한 여행 끝에 그 행성에 도착하지만 그 안의 기계 몸을 가진 인간들의 모습은 처참했다. 영원히 살기 때문에 의미없이 흥청망청 살아가는 모습과 기계 몸으로 오랜 세월을 보내어 자살하는 등 기계 몸 인간들의 모습에서 철이는 기계 몸을 갖는 것에 회의를 느낀다. 


  결국 철이는 인간은 유한하기에 인간성을 갖고 살아간다는 것을 깨닫고 기계 몸이 되기를 포기하고 기계 인간을 만든  행성과 행성의 실소유주인 프로메슘 여왕을 메텔과 함께 파괴하면서 끝이 난다. 철이라는 소년이 성인으로 그렇게 성장한다는 마무리와 함께 말이다. 

 

 기본적으로 은하철도999는 사람을 몸과 영혼을 가진 존재로 보고 있다. 사람들의 모든 정신이 뇌에 있다는 뇌과학자들의 주장과는 달리, 보이지 않는 영혼이 진짜 그 사람이며 몸은 영혼이라는 ‘나’가 거하는 공간으로만 보고 있다. 그래서 기계 몸으로 옮기면 영생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의 ‘몸’과 ‘영혼’에 대한 관점은 성경과도 비슷해 보이지만 근본적으로 큰 차이점이 있어 보인다. 성경에서 사람이 창조되는 장면은 창세기에 등장한다. 하나님이 여섯째 날에 인간의 조상인 아담을 창조한다 


 성경을 조금이라도 접한 사람들은 이 아담은 하나님이 흙으로 사람의 몸을 만들어서 거기에 생기를 불어넣어서 사람이 되었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창세기를 자세히 읽어보면 미묘하면서도 큰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여호와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되니라” (창세기 2장 7절 개역개정)


  “And the LORD God formed man of the dust of the ground, and breathed into his nostrils the breath of life; and man became a living soul.” (Genesis 2:7 KJV)

  

 흙으로 만든 것을 사람의 몸(신체)이라 하지 않고, ‘사람(man)’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흙으로 ‘사람(man)’을 지어서 거기에 ‘생기(the breath of life)’를 불어넣으니 그 때 이미 ‘사람(man)’이었던 존재가 ‘생령(a living soul)’이 되었다는 것이다.


 성경은 ‘생기’라는 영혼이 불어넣기 전부터 이미 흙으로 만들어진 것을 ‘사람’이라고 규정한 것이다. 이를 보면 성경은 몸이 단지 영혼을 담는 그릇 정도로 보진 않았다. 사람의 몸(body) 자체도 사람으로 본 것이다. 



 이 ‘사람’은 무엇일까? 바이블은 여러 지체(members)가 한 몸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는 현대 의학이 사람을 100조개의 세포로 구성된 존재라고 설명하는 것과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바이블은 여러 지체로 이뤄진 사람의 몸이 마음(carnal mind)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은하철도999에서 사람의 몸을 단지 기계와 같이 영혼을 담는 그릇으로만 본 것은 오래전부터 사람의 몸을 바라보는 관점 중에 하나였다. 두 관점 모두 영혼의 존재를 인정한다. 


  하지만 사람의 몸이 단지 영혼을 담는 그릇에 불과한 것인지 바이블에서 밝힌 것처럼 인간의 몸은 영혼을 담고 있으면서도 뇌를 비롯하여 모든 몸의 세포들도 ‘마음’을 갖고 있는지는 죽을 때까지 갖고 있는 몸이기에 한 번은 생각해볼 질문인 듯싶다.  


Posted by 찬Young